실험문학상 재정을 꿈꾸며

by 신성규

우리나라의 문학상은 문법에 맞는 글에 상을 준다.

올바른 구조, 적절한 어휘,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메시지, 그리고 무엇보다 읽기 쉬운 서사.

이것들이 ‘좋은 글’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나는 질문한다.

그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정제된 글들만이 진짜 진심을 담을 수 있는가?


나는 글을 쓸 때마다 문법과 감정 사이에서 충돌한다.

말은 흐르고, 문장은 부서지고, 서사는 방향을 잃는다.

그러나 그때야말로 진심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어쩌면 문법은, 문장이 지나치게 깨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안전벨트’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때로는 충돌이 필요하다.

형태를 무너뜨려야만, 감정이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앙드레 바쟁을 떠올린다.

그는 영화가 기술이 아니라 사유의 도구라고 말했다.

나는 문학도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문학이 독자에게 위로만을 주어야 한다면, 그것은 상품이 될 수는 있어도 예술은 될 수 없다.

문학은 불편해야 하고, 이상해야 하고, 때로는 설명조차 되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 진실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나만의 문학상을 만들겠다고.

문법 밖의 문장, 구조 밖의 서사, 시대정신이 아닌 개인정신으로부터 출발한 문학.

불완전하지만 강렬하고, 이상하지만 생생한 문장들을 위한 상.

이름 없는 작가들의 깊은 밤에서 태어난 실험들을 위해 존재하는 무대.


이것은 새로운 등단이 아니다.

이것은 기존의 등단을 거부하는 선언이다.

내가 통과시킬 글을, 내가 직접 찾아내고 싶다.

무대는 문단이 아닌, 사유의 언어들 위에 세워진다.


그리하여 언젠가, 누군가 내 문학상을 보고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이건 참, 이상한데…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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