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용감해야 한다

by 신성규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마다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아주 은밀하게 자기검열을 한다. 너무 튀지 않게, 너무 과감하지 않게, 너무 날카롭지 않게. 공감은 얻되, 불편함은 주지 않는 글. 이해받고 싶다는 욕망과, 거부당하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사이에서, 문장은 점점 안전해진다. 말은 부드러워지고, 감정은 중화되고, 서사는 둥글게 다듬어진다.


나는 그 경계를 느끼면서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용감해야겠다.’

내 속에 차오른 것들이라면, 그것이 경계 위에 있든 말든, 결국은 기록되어야 한다고.


글은 용감해야 한다.

이 말은 거창한 영웅주의가 아니다.

용기란 자신의 부끄러움을 들여다보는 정직함이고,

자신의 가장 날 것의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두려움 없는 손끝이다.

사람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불편함 너머에 진심이 있다는 것을 믿는 일.

그게 작가의 용기다.


세상은 감정의 가장자리들을 숨기라고 말한다.

비껴가고, 유보하고, 교정하고, 검열하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진짜 감정은 언제나 가장자리에 있고,

진짜 문장은 그 가장자리에서 튀어나온다.

그 경계를 넘지 않으면,

글은 기억되지 않는다.


나는 부드럽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다소 거칠어도, 낯설어도, 불편해도

그 속에 진심이 있다면, 그것이 글의 미덕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언어에서,

자신이 눌러놓은 감정을 발견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쓴다.

작가는 용감해야 하니까.

두려움을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과 함께 말하는 사람이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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