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 때부터 참는 법을 배웠다.
울음을 참았다. 말을 참았다. 반응을 참았다.
기분이 나빠도, 억울해도, 혼란스러워도, 참았다.
처음엔 그것이 착한 것이라 배웠다. 나중엔 그것이 ‘살아남는 법’이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건 곧 존재의 죽음이었다.
고통은 내 안에 휘몰아쳤지만, 나는 그걸 꾹꾹 눌러 삼켰다.
그럴수록 나는 사라졌다.
나의 욕망, 나의 감정, 나의 언어가 점점 말라갔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칭찬했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잘 견디는 아이.
그러나 그건 견디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이었다.
나는 끝없이 참고, 끝없이 나를 죽였다.
존재의 가장 중요한 신호인 감각과 반응을 제거하면서, 나는 살아 있으면서 죽은 자가 되었다.
내가 정말 살아 있었을까?
아니, 살아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야 나는 안다.
‘참는 법’은 사회가 아이에게 가르치는 가장 치명적인 자기부정이다.
진짜 용기는 참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
울음을, 고통을, 분노를, 기쁨을 있는 그대로 살아내는 것.
그것이 존재이고, 그것이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