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부터 동식물에 몰입했다.
모든 아이가 장난감을 사 모을 때,
나는 돈을 모아 식물을 사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식물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햇빛을 향해 잎을 틔우고,
물이 닿을 때마다 생의 기쁨처럼 반응했다.
나는 그 조용한 생명과 함께 있을 때
나 자신이 소란스러운 세상으로부터 벗어난 듯했다.
특히 선인장을 좋아했다.
선인장은 많은 걸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이 적어도, 말이 없어도,
스스로 버티며 살아간다.
나는 그 모습에서 어떤 감정의 거울을 보았다.
많이 주지 않아도 되는 존재.
그저 조용히,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존재.
하지만 어느 날, 선인장이 죽었다.
나는 엉엉 울었다.
울음은 선인장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마 그 안에 담긴
지켜주고 싶었던 것이 사라졌다는 슬픔.
정서의 일부가 함께 무너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때 알았다.
내가 식물을 기른다는 건,
사실 나 자신을 기르는 것이었음을.
정서를 나누고, 감각을 느끼고,
보살핌이 결국 나를 보살피는 일이었음을.
선인장이 죽은 날, 나는 조금 더 어른이 되었다.
생명의 유한성을 처음으로,
나의 손 안에서 목격한 날이었으니까.
그 이후로, 나는 생명을 더 조심스럽게,
더 깊게 사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