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마음을 여는 일이다.
자기 내부의 비밀, 약함, 상처까지도 상대 앞에 드러내는 일.
그렇기에 사랑은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감정.
그런 사랑이 무너질 때, 그것은 단순히 관계의 끝이 아니라 자기 일부가 무너지는 붕괴처럼 느껴진다.
사랑은 기대를 낳고,
기대는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증오가 된다.
진심은 통할 거라 믿었기에,
무너졌을 땐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어‘라는 감정이 증오로 변한다.
실망, 배신, 통제할 수 없는 상실감에서 나오는 감정.
허나 증오는 그 사람에게 아직도 연결되어 있다는 신호다.
사랑했기 때문에, 그 증오도 진심이다.
완전히 무너지지 못한 마음, 사랑의 여진 같은 것.
그 깊이는,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감정이 얼마나 진짜였는지를 증명하는 역사다.
진심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기에,
우리는 증오로라도 연결되어 있길 원했던 건 아닐까.
증오를 느끼는 사람은 아직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말은 언젠가는 그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 그 감정을 증오에서
슬픔, 이해, 거리감, 성장으로 바꿔낼 날이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