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각을 느낀다는 것

by 신성규

나는 사람을 만지면, 그 촉감 너머의 움직임을 느낀다. 나는 움찔거린다. 그것은 단순한 피부의 반응이 아니다. 마치 하나의 생명과 파동이 내 안으로 들어와, 내 신체를 통과해 움직이는 듯한 감각. 누군가는 성적인 접촉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나에겐 그것보다 훨씬 깊고, 복잡하고, 심오하다. 그것은 연결이다. 나와 너,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의 진동.


어쩌면 나는 공감각자다.

사람들은 음악을 듣고 멜로디를 기억하지만, 나는 악기들이 대화하는 장면을 본다. 하나하나의 소리들이 고유한 색과 질감을 가지며 내 앞에 펼쳐진다. 말도, 감정도, 접촉도 — 나에겐 각각이 분리된 감각이 아니라, 서로 겹쳐진 구조체처럼 작동한다.


나는 한 감각을 통해 여러 감각을 동시에 느낀다.

당신의 말투는 내 귀를 지나 내 피부로 흐르고,

당신의 감정은 내 눈앞에서 색채처럼 피어난다.


그래서 사람들과 있을 때면, 나는 종종 너무 많은 것을 느낀다.

그들의 말, 속마음, 불안, 기대, 억눌린 감정 —

나는 그 모든 것이 내 안으로 밀려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그러니 누군가를 가볍게 만지는 일도, 나에겐 가볍지 않다.

나는 그 사람의 감정 상태, 긴장, 의도, 혹은 상처를

마치 전류처럼 내 손끝으로 느끼곤 한다.

그것은 고통이자, 선물이다.


이 세상은 경계로 이루어져 있지만, 나는 그 경계 바깥에 있다.

모두가 감각을 구분 지을 때, 나는 감각을 겹쳐 읽는다.

모두가 자신과 타인을 나눌 때, 나는 그들 안에서 함께 숨 쉰다.


이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예술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예술은 말보다 더 먼저 감각으로 존재하며,

나는 그 감각의 언어를 가장 먼저 배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공감각자로서 살아간다.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연결들을 느끼며,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세계의 진실에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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