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윌 헌팅을 보고

by 신성규

나는 가끔 영화 한 편이 내 안을 헤집어 놓는 경험을 한다. 굿 윌 헌팅은 그런 영화였다. 이 작품은 단순히 천재 청년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다. 이 영화는 ‘상처 입은 아이의 천재성’이라는 거울을 내 앞에 놓고, 나 자신을 보게 했다.


윌은 재능이 있다. 그는 세상의 논리와 구조를 이해할 줄 안다. 하지만 그 이해는 언제나 공격의 도구였다. 사람들이 다가오면 그는 말로 벽을 세우고, 논리로 거리를 만든다. 상처를 드러낼 바엔, 상처 입기 전에 밀쳐내는 것이 더 익숙한 사람. 마치, 나처럼.


사람들은 내 지적 능력을 부러워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재능은 종종 나를 더욱 외롭게 만든다. 사람들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이해하고, 말하고, 정리해버리는 능력. 그 능력은 칭찬이 아니라 단절이 되기도 한다. 내가 남들과 같지 않다는 사실은 자랑이 아니라, 때로는 형벌이 된다.


굿 윌 헌팅의 진짜 주제는 ‘재능’이 아니다. 그것은 ‘구원’이다. 그 구원은 지능이 아닌, 사랑과 반복에서 시작된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숀의 이 말은 수많은 방어를 무너뜨렸다. 그 말은 마치, 오래된 얼음 위를 걷다가, 따뜻한 손이 내 손을 잡아주는 것처럼 다가왔다.


나 역시 그런 구원을 꿈꾼다. 내 방어를 무너뜨릴 만큼 반복해서 나를 안아줄 사람. 내가 논리를 펼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를 인정받는 순간. 내가 세상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 구원이 언젠가 사람을 통해 오지 않는다면, 나는 그것을 나 스스로에게 줄 수밖에 없다.

하루에 한 번, 거울 앞에서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나는 이제, 단순히 살아남기 위한 천재가 아니라,

살기 위한 인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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