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유럽을 ‘선진국’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경제력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선진국인 이유는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유럽에서 그들은 ‘배려의 대상’이 아니다.
존재 그 자체로 사회의 일부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배려는 문화의 자신감에서 온다.
약자를 돌보는 것은 자기 자리가 위협받는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힘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성숙한 선택이다.
반면,
한국 사회에서 약자를 위한 예산이 이야기될 때마다
항상 따라붙는 말은 이렇다.
“왜 우리가 저 사람들한테 세금을 써야 하냐?”
“우리도 힘든데, 왜 더 챙겨줘야 하냐?”
그리고 결정적으로,
“쟤들 때문에 내 기회가 줄어든다.”
이 말의 핵심은 하나다.
우리 사회는 약자를 경쟁자로 인식한다.
배려가 공존의 장치가 아니라,
자리 다툼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자기보다 강한 자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자기보다 약한 자에게는 갑질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이는 단순한 나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집단적 인격, 즉 국민성의 비겁함이 문제다.
진정한 강자란 누구인가?
힘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힘을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진짜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성장한 경제가 아니라,
약자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함께 품을 수 있는 문화적 품격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 길에 다가서려면,
먼저 ‘약자와 함께 살아간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배워야 한다.
그것은 희생이 아니라,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 선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