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이 가야할 길

by 신성규

한 나라의 문화는 단순히 제도와 체제가 아니라, 민족 고유의 정서적 파동에서 기인한다. 한국은 때로 일본과 비교되고, 때로는 중국의 연장선으로 분류되지만, 우리의 정서는 오히려 프랑스적 기질에 더 가깝다.


조선의 풍속을 다룬 서양인의 기록은 종종 이렇게 묘사한다:

“조선은 음란하지만, 아름답다. 금기를 넘어 예술로 향하는 기질이 있다.”

이는 쾌락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미의 감각을 본능으로 갖춘 민족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역시 같은 평가를 받아왔다.

예술과 향락, 혁명과 자유, 격렬한 감정과 정제된 사유.

이성과 감성의 공존, 그곳에서 진짜 문화가 피어난다.


반면 일본은 정반대다.

욕망은 억제되어야 하고, 아름다움은 기하학적 질서 속에 살아야 한다. 기계적 규율과 반복, 전통이 개인을 짓누르며 공동체를 정비한다. 그들은 욕망이 아니라, 절제로부터 미를 추구한다.


이는 마치 독일과 유사하다. 독일 역시 감정보다 구조, 미보다는 질서에 중점을 둔다. 이 두 나라의 문화는 기능과 정밀함, 시스템으로 인간을 구속하는 아름다움이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적 운명은 그 자유로운 기질과 어긋났다.

일제강점기, 우리는 일본식 질서에 억압되었고,

군사독재기, 한국 사회는 질서를 최고 가치로 여겼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민족의 정서는 꺼지지 않았다.

자유에 대한 갈망, 예술에 대한 몰두,

감정적 공감 능력과 고통에 대한 민감성,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일본이 아닌 프랑스와 더 유사한 이유다.


한국이 진정한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질서가 아닌 자유로,

억제가 아닌 표현으로,

균형이 아닌 진동과 감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자유를 감당할 민족적 성숙을 이미 경험했다.

억압된 기질을 풀어낼 수 있다면, 한국은 아시아의 프랑스가 아니라,

자신만의 언어로 예술과 정신의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일본식 질서의 그림자,

성과를 중시하는 시스템적 인간관,

억압된 감정의 타율적 표현을 벗어던져야 한다.


한국은 프랑스와 닮은 자유의 민족이다.

우리는 이제, 억제의 미학이 아닌, 발현의 미학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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