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왜 철도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고찰

by 신성규

철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서, 철도는 그들에게 질서와 안정, 기계적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규칙적인 시간표,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선형의 운행, 반복되는 기계음—그 모든 요소는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주는 일종의 ‘질서의 상징’이다.


철도에 대한 이 애정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정서적·이념적 기질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낀다. 나는 철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보수적 감성을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며, 기술적 정밀함에 감탄하고, 질서가 무너지는 상황에 분노한다.


예컨대 김문수는 GTX를 제안한 인물이다. 서울의 공간구조를 새롭게 재편하려 한 그의 제안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철도에 대한 기술적 이상과 도시정책 철학의 결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준석 역시 흥미로운 사례다.

그는 신칸센의 노선 구조, 좌석 배치, 표정 주파수까지 기억할 정도로 철도 매니아다. 출퇴근 시에도 신분당선을 고집했다고 한다.

전장연 시위에 대해 유독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이유 역시, 그의 철도에 대한 애정이 질서를 방해받는 것에 대한 정서적 저항에서 비롯된 것이라 추측해본다.


철도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호감이 아니다. 그것은 ‘정돈된 세계’에 대한 열망이며,

예측 가능한 구조 속에서 존재하고 싶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바람일 수도 있다.


이러한 감정은 철도라는 물질적 구조물에 대한 애정을 넘어,

삶에서 혼돈을 피하고자 하는 존재론적 안정 욕구와 닿아 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6화숨긴다고 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