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나를 깨우고, 무너트린다

by 신성규

나는 요즘 클래식을 자주 틀어놓는다. 잘 때도.

고요하고도 격렬한 선율이, 내 머릿속 어딘가를 두드렸다.

뇌가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살아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점점 압도당했다.


나는 왜 스트레스를 느꼈을까?

어쩌면 클래식은 나의 사고를 도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전 음악은 완결된 구조를 품고 있다.

그 완결성은 나의 뇌를 조율했고, 나의 사고를 확장시켰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나를 몰아붙였다.

나는 무한히 깊어지는 생각 속에서, 자리를 잃어갔다.


어제는 달랐다.

나는 의도적으로 감정을 덜어낸 피아노 솔로를 선택했다.

단조로운 피아노. 절제된 감정. 입체성이 사라진 선율.

그 음악은 나를 깨우지 않았지만, 나를 무너뜨리지도 않았다.

나는 그 단조로움 안에서 숨을 쉬었다.

그 단조로움은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고, 나는 비로소 ‘존재’할 수 있었다.


생각은 나를 살리고, 때론 나를 죽인다.

내 뇌를 깨우는 일은 내 안의 혼돈을 부추기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나는 이제 깊이보다 평온이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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