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언어를 배우는 순간

by 신성규

나는 예술을 하나의 언어로 바라본다.

우리가 흔히 쓰는 언어처럼 소리나 문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안에 말을 품고 살아간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 말끝에서 사라지는 기쁨, 혹은 설명되지 않는 불안.

그러나 그 말들은 종종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침묵 속에 가라앉는다.

왜일까.

아마도 우리는 그 말을 번역해낼 수 있는 언어를 아직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피아노를 치면서 그것을 느꼈다.

감정이 스스로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을.

처음엔 막막했다.

내 안에 어떤 울림이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건반 위로 옮길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손끝이 망설임을 지나 어느 음에 닿는 순간,

감정은 마치 길을 발견한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확히 표현하긴 어렵지만, 분명히 느껴졌다.

내 안의 어떤 말이, 아직 서툴지만, 말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예술은 결국 그 말들의 언어다.

우리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언어.

그래서 종종 어렵고, 불안하며, 때론 고독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오랫동안 내면에 품어왔던

말하지 못한 말들, 이해받고 싶었던 감정들,

그것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돕는 또 하나의 문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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