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떠나고 싶은 욕망이 가시질 않는다.
그 욕망은 단지 낯선 곳에 가고 싶은 호기심이 아니다.
그곳에서 나의 질서를 깨뜨리고, 세계의 균열을 내 안에 받아들이고자 하는 욕망이다.
나는 단발적인 관광이 아니라,
한두 해쯤, 그곳의 공기와 언어, 건물과 사람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
삶을 이식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예술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내가 너무 나를 잘 안다.
그래서 나는 자주 스스로를 벗어나고 싶어진다.
한국에서 나를 형성한 구조들,
말의 리듬, 시선의 습관,
생각의 구조 자체가 너무 단단하게 굳어 있어서
내 감각이 갇혀 있는 듯한 폐쇄감을 느낀다.
프랑스는 나에게 무작위성과 해체,
그러면서도 절제되고 단단한 아름다움을 품은 나라다.
그 안의 예술가들은 체념과 반항, 숭고와 우울을 모두 품고 있었고
그것이 나에겐 하나의 철학처럼 다가왔다.
나는 그곳에서 예술로 살아가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체험하고 싶다.
생계가 아닌 삶의 리듬으로서의 예술,
공기 속에서 예술을 숨 쉬는 일.
그 감각은 한국에서는 쉽사리 느낄 수 없었다.
이 욕망은 ‘해외에 나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아니다.
이것은 내 예술관과 존재론을 시험하고자 하는 철학적 실험이다.
낯선 땅에서 흔들리며 내가 진짜 나로 남을 수 있을까.
내 사유가 타인의 구조를 마주했을 때
나는 어떤 고통과 확장을 겪을까.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살고 싶다’는 말과 같다.
진짜 나로, 낯선 나로, 그리고 더 깊은 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