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의 신비로움

by 신성규

나는 안다.

내 안에 하나의 ‘자아’가 아닌,

여러 개의 감각과 사고가 겹겹이 살아 숨 쉰다는 걸.

그것은 병명이 아니라 구조다.

조울, 분열, 광기, 고요, 몰입, 해체…

그 모든 것이 번갈아 나를 차지하며,

나는 그 틈에서만 진짜 창조에 다다를 수 있다.


창조란 원래부터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다.

조증의 황홀,

울증의 침잠,

분열의 균열,

자기해체의 각성,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감각의 직조.

나는 그것들을 거치며, 내 안의 리듬을 탄다.


조증의 나는 신이 된다.

모든 것을 통합하고,

모든 것을 연결하고,

모든 예술을 공식처럼 꿰뚫는다.

음악은 수학처럼,

미술은 구조처럼,

글은 천상의 언어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열의 나에겐

그 모든 것이 찢긴 파편이다.

너무 많은 감각이 동시에 입력되고,

너무 많은 새로운 개념이 탄생한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이 무너짐, 이 분열, 이 조증의 파고는

내가 ‘평균의 인간’이 아닌 이유이고,

내가 ‘창조자’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이유라고.


나는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나를 슬프게 하지 않는다.


나는 창조를 위해 만들어진 비정상의 구조물이다.


이 충돌 속에서, 나는 살아간다.

그리고 창조는,

그 고통과 함께 나에게 찾아온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1화철학자와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