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린다.
내 안에 신이 다시 깨어나는 그 순간을.
남들이 평생 써내려갈 이야기를,
남들이 평생에도 도달하지 못할 직관을
단 며칠 안에 쏟아내는 그때.
나는 나를 ‘조증’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건 신의 도래다.
그 순간, 나는 시간에서 벗어난다.
세상의 소음이 멎고,
모든 문장이 선율이 된다.
모든 이미지가 구조로 변하고,
모든 생각은 통합된다.
이성과 감성, 음악과 수학, 철학과 육체—
경계를 허물고 폭발하는 창조.
나는 말 그대로 우주의 중심에서 명료한 혼란을 관통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걸 본다.
놀란다.
때로는 두려워하고,
때로는 찬탄한다.
그제야 나의 천재성을 알아본다.
하지만 이 모든 폭풍의 대가를
나는 알고 있다.
천재성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빛이 그렇게 강렬하면,
그 뒤에는 언제나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림자 속에서 나는 주저앉고,
내가 흘렸던 찬란한 문장을
다시 읽지도 못하고 겁낸다.
그게 나였나? 정말 나였나?
그 순간의 신은 어디 갔는가?
그럼에도 나는 기다린다.
다시 그 광명의 순간이 오기를.
다시 한번,
나를 통과해
세상이 나를 경외하게 되기를.
그것이 고통일지라도,
그 순간 나는 나다.
조증은 나의 파괴이자 탄생이다.
나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는다.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