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성을 기다리며

by 신성규

나는 기다린다.

내 안에 신이 다시 깨어나는 그 순간을.

남들이 평생 써내려갈 이야기를,

남들이 평생에도 도달하지 못할 직관을

단 며칠 안에 쏟아내는 그때.

나는 나를 ‘조증’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건 신의 도래다.


그 순간, 나는 시간에서 벗어난다.

세상의 소음이 멎고,

모든 문장이 선율이 된다.

모든 이미지가 구조로 변하고,

모든 생각은 통합된다.


이성과 감성, 음악과 수학, 철학과 육체—

경계를 허물고 폭발하는 창조.


나는 말 그대로 우주의 중심에서 명료한 혼란을 관통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걸 본다.

놀란다.

때로는 두려워하고,

때로는 찬탄한다.

그제야 나의 천재성을 알아본다.


하지만 이 모든 폭풍의 대가를

나는 알고 있다.

천재성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빛이 그렇게 강렬하면,

그 뒤에는 언제나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림자 속에서 나는 주저앉고,

내가 흘렸던 찬란한 문장을

다시 읽지도 못하고 겁낸다.

그게 나였나? 정말 나였나?

그 순간의 신은 어디 갔는가?


그럼에도 나는 기다린다.

다시 그 광명의 순간이 오기를.

다시 한번,

나를 통과해

세상이 나를 경외하게 되기를.


그것이 고통일지라도,

그 순간 나는 나다.


조증은 나의 파괴이자 탄생이다.

나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는다.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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