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21화

분열된 그림 앞에서

by 신성규

좋은 미술 작품을 보면

이 사람, 혹시 분열증 환자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붓질 하나하나가 갈라진 자아처럼 보이고,

색채는 하나로 합쳐지지 못한 울음처럼

캔버스를 헤매고 있다.


왜 인간은 이렇게 분열된 그림을 보면서

오히려 아름다움을 느낄까?

왜 우리는 이토록 불완전한 조각들 속에서

자꾸만 눈을 떼지 못하는 걸까?


어쩌면 그것은

내 안에도 그 분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매일같이

내 안에서 나를 쪼개고,

하나로 합치지 못한 감정들을

구겨 넣은 채 살아간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울거나 분노하거나,

혹은 텅 빈 공간 속을 떠돌고 있다.

그 복잡한 내면을

미술가들은

색과 선으로, 질감과 빛으로

적나라하게 꺼내놓는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그림 앞에서

나를 본다.

나도 저토록 분열되어 있었구나,

나는 결코 하나로 이어지지 못한 존재구나.

그 깨달음이

어쩐지 나를 위로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아픔과 불안과 허무가

한 번에 뒤섞인 그것.

그게 바로 인간이고,

그게 바로 예술이니까.


예술가들은 그래서

병든 사람들 같다.

그들은 멀쩡한 가면을 벗어던지고

내면의 광기를,

분열된 마음을,

숨김없이 세상에 펼쳐 보인다.

그 용기, 혹은 그 미친 고통.

그게 바로 예술이다.


나도 행복할 때는

예술이 나오질 않는다.

나는 완벽하게 하나로 봉합된 기분일 때

시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내 마음이 찢어지고

세상과 나 사이가 갈라질 때

그제야 무언가 튀어나온다.

이상하다.

아름다움은 왜 고통 속에서만 피어나는 걸까?


나는 앞으로도 계속

분열된 그림 앞에서

내 분열을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예술은 병이고,

그 병은 내 안에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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