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생긴다면, 나는 예술을 알려주어야 할까?
예술이란 과연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나는 때로 예술이란 것이
삶의 불행과 고통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행복이 충만한 사람에게는
예술이란, 그저 색종이로 접은 꽃과 같을지도 모른다.
마음이 비어버릴 때, 그 허공을 채우는 것이 예술이다.
상처받은 영혼은 그 상처의 틈새에서
빛을 발견하고,
그 빛으로 세상을 그려낸다.
그렇다면,
사랑이 충분히 충만하다면
예술이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부족함이 없는 사람에게
예술이란 그저 사치스러운 장식처럼 느껴지진 않을까?
아니면 예술의 본질이 ‘부족함을 메우려는 몸짓’이라면,
아이에게는 예술이 아니라
사랑이 먼저 주어져야 하는 게 아닐까?
예술은 인간을 위로한다.
그러나 예술이 인간을 상처입히기도 한다.
예술을 알려준다는 것은,
한편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가르치는 일일 수도 있다.
예술이란, 삶의 고통을 승화시키는 기술이기에.
만약 내가 아이에게 예술을 가르친다면,
그것은 사랑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삶의 균열을 껴안는 법으로서 가르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예술을 알려주는 것보다,
사랑을 가득 채워주는 일이 먼저가 아닐까.
충만한 사랑은 그 자체로 예술일지도 모른다.
예술이란 이름으로 전해줄 수 있는 것보다,
내가 주는 사랑이 더 큰 빛이 될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