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여행 5 : 오르세 미술관>

by 졸린닥훈씨

빠리여행에서 미술관 투어는 가장 즐거운 시간일 것이다. 이번 빠리여행을 한곳에서 길게 하고자 했던 것도 지난 여행들처럼 그냥 휙 가고 싶지 않아서였다. 최소한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은 좀 오래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였고 몇 몇 미술관을 가고자 했다. 오르세 미술관은 그 첫 번째 장소이며, 정말 참 좋은 미술관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특히, 루브르의 방대함과는 다르게 근, 현대 미술에 대한 요점정리가 잘된 것 같은 그런 미술관이다. 교과서에서 볼수 있는 작품들과 그리고 뭔가 또 다른 발견이 가능한 작품들이 교차하며 묘미가 있는 장소가 이 오르세 미술관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만약 빠리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오르세 미술관을 추천하고 싶다.

오르세는 잘 집약된 묘미가 있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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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오르세 미술관을 입장하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정말 예전의 기차역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다만, 기차 대신 여러 조각 작품들과 그림들이 중간중간 구분되어 있다는 게 다른 점일 것이고, 오르세는 건축적으로 도시재생 측면에서도 많은 영감을 준 건물이기도 하다. 많은 이전의 건물들이 박물관으로 바뀌게 되는데 오르세 미술관은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앞선 모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오르세 미술관 자체의 인스타 장소인 시계도 나름 그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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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빠리에는 마치 모델 같은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내가 간 계절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그런지 더더욱 멋진 외투에 폼나는 사람들이 많았고, 오르세 미술관 이곳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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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상층에서 바라본 미술관 앞 광장(?) 모습이다. 점심시간 즈음 임에도 여전히 미술관에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이 길었다. 옆으로 세느강도 흐르고 미술관에서 바라보는 빠리의 풍경도 나쁘지 않다.


오르세 미술관 작품은 앞에서도 말했듯 근, 현대 미술에 요약본에 가까운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고흐, 쿠르베, 밀레, 드가, 로댕, 마네, 모네 등등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았던 대부분의 근, 현대 미술과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쇠라와 세잔, 도미에 등등 도 훌륭하고 하여간 미술 전시에서 블록버스터급 작가가 말하는 작품들을 일정 부분 볼 수 있다.


뭐.. 그런 것은 어쩌면 빠리에서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빠리의 수 많은 미술관에는 다 나름의 중요한 작가들의 작품이 있기에 어느 작가가 중요하고 말고는 취향의 문제일 뿐 객관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오르세는 빠리 미술 컬렉션의 요약본 같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된 화가가 있다면 'Edvard Munch : 뭉크'다.

운 좋게도 내가 간 그때 뭉크 기획적인 오르세에 전시되어 있었다. 음... 미술이나 예술에 관심이 좀 더 있다면, 꼭 빠리의 기획전시를 추천해보고 싶다. 뭐 기획전시가 다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빠리는 나름 풍부한 자원만큼이나 기획전시에 더 골머리를 쓴다.


자원이 많기에 차별적인 전시를 만들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원이 적은 곳은 뭐 하나 하면, 쉽게 특별해질 수 있지만 빠리는 지나치게 자원도 많고 다양한 박물관에서 더 많은 다양한 기획전시가 열리기에 이것들과 구분되어 만들기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곳 기획전들은 나름 상당한 깊이가 태생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어디는 잘하고 못하고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니라... 너무 많아 치열하다는 뜻이다.)


물론 기획전은 상설이 아니기에 언젠가는 끝난다. (일정에 따르면 뭉크전시는 2023년 1월 22일 까지다.)


뭉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절규'라는 그림이다. 너무나 대중적인 그림이다. 놀랍게도 이 그림은 현시대의 미디어 속에서도 많이 응용되고 세대 구분 없이 '밈'의 요소가 되어 여전히 통용된다. 특정 작품이 이모티콘화 된 가장 오래된 사례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다.


이 전시에서 느낀 뭉크의 작품은 '시선'이었다. 많은 시선들 약한자들의 시선, 죽어가는 자의 시선, 조롱하는 자의 시선과 교활한 자의 시선... 뭉크는 어쩌면 민중적인 화가를 지향했을 것 같다. 그의 작품에는 수많은 위선적인 시선과 고통받는 시선들이 작품의 중심에 있었다.


화려한 회화적 접근이 아닌 명료한 판화적 접근으로 그는 자신이 보는 세상을 고발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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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다수의 작품 속에 그가 표현하는 시선들은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었으며, 작품의 중심에 있었다.

슬프기도 하고, 기만스럽기도 했으며, 위선적이고도 냉랭했다. 심지어 표정 자체가 말살된 작품들도 많았다. 그것은 어떤 유파적 화려함이나 기교적 표현이 아닌 감정을 전달하고자 그는 단순하게 혹은 거칠게 표현해 나간 것 같다.


뭉크는 자기 가족과 자신을 눌렀던 병마들처럼 아픔에 대해, 그리고 고통에 대해 많은 심리적 표현을 과감하게 때로는 거칠게 드러냈으며, 그가 더 위대한 것은 그것이 결코 개인의 내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사람들, 일상의 사람들 속에서 혹은 민중 속에서 위선을 직시하며 고통을 토로했던 것 같다.


그는 그렇게 위대한 예술가가 되었다.


빠리의 오르세는 그가 가진 수많은 걸작들과 함께 나에게 뭉크에 대한 진한 감성도 불러 일으켜 주었다. 참고로 작품 위치를 잘 못찾는 다면 입구쪽 안내해주는 분들께 문의를 하면 상당히 친절히 알려준다. 나도 몇 몇 작품을 놓쳐서 그 분들께 문의를 했고 정확한 위치 덕뿐에 좋은 감상을 넣치지 않을 수 있었다.


*총총


추신. 뭉크는 노르웨이에서 상당히 추앙받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단지 그가 개인적인 예술영역에 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민중과 함께 했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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