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인간이 더 악귀...
김은희 작가의 <악귀>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공교롭게도 <악귀>는 죽었으면 하는 사람, 나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을 벌 주면서 커간다. 악귀는 묘한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악귀는 정말 악한 귀신일까?..
우리가 사는 현 시대는 생각 이상의 다양한 악행이 저질러지며, 그 악행에 대한 응당한 처벌은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잃을 때가 가끔씩 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 속에는 악을 '악'으로라도 처벌해주고푼 심정이 남아있다. 아마도.. 이러한 감정을 김은희작가는 <악귀>로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특히, 오컬트적 요소를 담은 것은 그것이 합리적인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감성적이면서 합리성을 뛰어넘는 그런 것이라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어쩌면.. 그런것은 복잡한 합리나 설득이 아닌 악행은 응당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공포로 풀어버리는 것 같다.
악귀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
드라마는 극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몰입감을 최고조로 유지시키는 힘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김태리', '오정세'의 몰입감 높은 배우진에 진선규, 김해숙, 박지영, 김원해 등등 쟁쟁한 사람들이 포진하면서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정말 1~2회 출연하고 말 것인가? 그런 의문이 드는 퀄리티 높은 배우진이 구성되었다.
소재구성에 있어서도 민속토템 등을 적절히 배열하며, 오컬트에 가장 주요한 요소라할 수 있는 신앙, 주술 또는 기원적인 바램을 모티브로 잘 살리는 분위기다.
일단 <악귀>의 시작은 훌륭하게 출발하고 있다. 이제 이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다른 에피소드와의 조우가 남은 상황이다. 물론, 김은희 작가의 현 모습이라면 충분히 한국적 오컬트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사실, 다양한 민속 역사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민속을 바탕으로 오컬트적 소재를 발굴한다는 것은 신선한 내용이며, 다양한 콘텐츠 원천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 예전 'KBS 전설의 고향' 드라마 시리즈가 끝난 이유, 민속을 소재로한 드라마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김은희 작가는 <킹덤> 이후 다시 민중 혹은 민속적 정서의 그 무엇을 들고와 드라마로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독특한 시각과 다양한 소재, 아니 좀더 차별화된 소재(여기서는 민속적 모티브 있는 것 같다.)를 통한 장르물을 완성하고자하는 모습에 기대를 가지며, 드라마 <악귀> 그 다음화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전과는 다르게 약간 설명하려는 모습이 살작 거슬리기는 하다. 그 부분은 김은희 작가 답지 않은 느낌이었다. 굳이 오컬트를 표방한 드라마가 합리적 설명을 말로써 하려는 것은 사족이 될 수 있고,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에 공포물의 전형으로 달려갔으면 하는 약간의 바램을 담아보며..
이번은 여기까지다.
추신... 김태리 배우의 서늘한 모습의 <악귀> 포스터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