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김치미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X세기소년 Sep 05. 2020

왕자는 서울대에 가고 싶다 #4

김치 미러




 여학생은 다행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큰 의심을 하지 않은 듯했다. 하긴, 누가 동아리까지 들어서 서울대학교 학생 사칭을 하겠는가. 더군다나 서울대 경영학과 정원은 수백 명이다. 심지어 아직 학기 초이니 신입생들은 서로의 얼굴을 다 알지는 못할 것이다.


"저희 같은 과네요. 동아리 신청하실 거면 학번도 적어주세요."


 학번이라니. 이건 도저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 정체가 탄로 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 동안 고민해 나온 나의 대답은 참 한심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저, 제가 그, 학번을 까먹어서..."

"네? 학번을요?" 여학생이 이상하다는 듯 되물었다.

"아, 그게... 사실은, 저..." 내 머리 꼭대기에서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난 일부러 열매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열매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분명 그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였다.


"형-!"


 망원경이었다. 그놈이 아는 척을 해준 것이다. 나는 그 찰나에 모든 계산을 마쳤다. 쉬웠다. 망원경 놈과 아는 척을 하면 자연스럽게 내가 경영학과 재학생이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그 멍청한 미끼 같은 놈을 물었다.


"어- 망원, 아, 아니 동생." 난 얼마나 반갑던지 하마터면 망원경이라고 부를 뻔했다.

"형 안녕하세요. 어? 지민아." 녀석이 여학생을 알아보고 불렀다. 그 지민이라는 여학생은 안경잡이와 인사를 나누며 나에 대한 수상한 의심을 자연스럽게 거두고 있었다. 나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열매에게 말을 걸었다. 그 순간에 나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빼앗는 게 급 선무였다.


"열매야, 인사해. 이쪽은 내가 아까 말한 동생. 아, 너 이름이 뭐였더라? 미안하다 내가 자꾸 까먹네." 나는 넉살 맞게 굴었다.

"저, 저요? 박영재요." 망원경은 얼떨결에 대답했다. 영재라는 놈은 나에게 결코 이름을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물론 나도 묻지 않았다. 이런 맹한 녀석들은 몰아붙이면 그만이다. 망원경, 아니 영재는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는 도대체 그 망원경이 어떻게 서울대에 들어갔는지 아직까지 미지수다.


"아, 맞아. 영재. 박영재. 이쪽은 주열매라고, 물리학과야." 난 그들을 서로 소개해주었다. 둘은 어색하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나는 열매를 데리고고 황급히 동아리실을 빠져나왔다. 오래 있어봤자 좋을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열매는 이 상황에서 충분히 나의 정체를 의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열매에게 급하게 할 말이 있다고 둘러댔다. 그 말은 걸어가면서 생각하기로 했다. 확실한 건 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믿음을 줘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바로 그녀를 교내 카페로 데려간 것이었다. 카운터 직원은 분명 할인을 해준다며 학생증을 요구할 것이다. 나는 학생증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열매는 선뜻 자기가 커피를 사겠다고 말했다. 나는 무작정 혼자 2층으로 올라가 널찍한 자리에 가방을 풀고 앉았다. 돈도 없었다. 월급날이 한참 남았기 때문이었다.


 서울대학교 교내에 있는 카페들은 보통 서울대 학생증을 보여주는 학생들에 한해서 할인을 해주었다. 나에게는 그런 소소한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 학생증이 없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싫어하는 사실이었다. 열매가 커피를 갖고 오는 동안 자리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더 치밀해져야 하나?', '어떻게 해야 더 서울대 학생 같을까?' 그러다 문득 서럽고 억울했다. 내가 왜 이렇게 눈치를 봐야 하는지 화가 치밀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생이다.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차이점은 없다. 겉만 보면 다른 게 하나도 없는 똑같은 젊은 학생이다. 하지만 아까 그 지민이라는 여학생의 시선은 분명 의심의 눈초리였다. 나는 그 눈빛이 너무 싫었다. 난 한시라도 빨리 열매에게 해명을 해야 한다. 열매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사 갖고 올라왔다. 나는 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호흡을 가라앉히고 그녀를 응시했다.


"열매야, 나 사실 2학년이야." 나는 또 하나의 기막힌 거짓말을 만들었다.

"응?" 열매는 의아한 듯 표정을 지었다.

"2학년이라고. 아까 그래서 그 여자애가 나 못 알아 본거야. 집안 사정 때문에 휴학도 좀 했었어. 아까 그 영재라는 애는 같은 과 후배고, 얼마 전에 우연히 알게 됐어."

"그래?" 열매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나는 그 눈빛이 너무 무섭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미안. 속이려고 한건 아닌데, 그냥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랬어. 네가 나한테 말도 편하게 하고 그러는 게 좋았거든. 속여서 미안해."


 열매는 거의 십 초 정도를 침묵했고 혼자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나는 소름이 돋았다. 혹시 내가 들킨 건가? 아니면 배신감이 들었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열매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화가 단단히 난 듯했다. 난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방금 그녀의 눈빛이 생각나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열매는 계속 내 연락을 받지 않았다. 나는 철저하게 차단당했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가 무료해졌다. 요 며칠 동안 그녀는 내 삶의 원동력이었다. 나는 곧이어 배달일도 하기 싫어졌다. 오토바이를 타고 사람들에게 음식을 배달하는 것보다 두 발로 자유롭게 원하는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고 싶었다. 잠깐 그녀가 일하는 가게에 찾아갈까 했지만 그렇게는 하기 싫었다. 그 장소에 가면 나는 그녀에게 있어 배달원이기 때문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열매와 마주치기 위해 가방을 메고 캠퍼스를 어슬렁거렸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 마주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리학과 건물도 돌아다녔지만 그 어디서도 그녀를 볼 수 없었다. 나는 점점 싫증이 났다.


 그렇게 일주일도 넘게 캠퍼스를 서성거렸다. 어느 날 학생들이 웃는 소리에 이끌려 한 강의실에 얼굴을 빼꼼 내밀었던 적이 있었다. 교수가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청바지와 재킷을 차려입은 멋쟁이 중년 교수는 말을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었다. 학생들이 전부 예배에 온 듯 경청했다. 나도 뒷문이 열린 강의실에 몸을 기대어 그의 이야기에 빠져 들어갔다. 오분 정도 지났을까 나는 결국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 빈자리에 앉았다. 서울대 입학 후 첫 수업을 듣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자 그러면 우리 끝내기 전에, 과제로 하나를 줄게요. 모두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고 표현해 주세요. 형식은 자유예요. 제 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이어서 교수는 메일 주소와 함께 강의실 스크린 상단에 한 점의 그림을 띄웠다. 그림의 제목은 몰랐지만 분명 어디선가 봤던 그림임에는 틀림없었다. 난 파란 배경에 담긴 남자의 자화상과 강렬한 눈동자를 한참이나 응시했다. 남자의 표정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     


"누가 그린 건지 알죠?"

"네." 학생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빈센트 반 고흐, 자화상이죠." 교수가 대답했다. 아마 나 빼고 다 아는 듯한 눈치였다. 그것도 조금 창피했다. 물론 티는 내지 않았다.


"미술사에 있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천재 화가죠. 그런데 여러분, 이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릴 때, 많은 사람들이 그랬어요. 왜 모든 그림을 불명확하고 유아처럼 그리냐. 전혀 사실적이지 않다, 예술적이지 않고. 당신의 그림은 깊이가 없다. 그 누구도, 빈센트 반 고흐를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는 생전에 단 한 점의 작품만 팔았죠. 그리고 그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교수는 반 고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우리에게 읽어주었다.


"나는 학리적인 의미에서 정확한 형태를 그리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부정확함을, 그러한 뒤틀림을. 그러한 현실의 변형과 수정을 습득하는 것이 나의 최대의 열망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거짓이라고 말하겠지만 이것이야말로 글자 그대로의 진실보다 더 진실하지 않겠습니까."


 교수의 말이 끝나자 학생들은 침묵했다.


"자, 그러면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마무리 인사와 함께 내 첫 대학교 강의는 끝이 났다.


 학생들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학생들은 작은 소리로 박수를 치기도 하고 고흐의 자화상을 찍기도 했다. 나도 휴대폰 카메라를 켜서 그림을 찍었다. 그때 카메라 렌즈 밖으로 강의실 강단 앞쪽에서 입구를 향해 빠져나가고 있는 열매를 보았다. 그것은 분명 주열매였다. 나는 열매를 보자마자 학생들이 빽빽한 강의실 입구 쪽을 향해 다가갔다. 나는 다급한 마음에 그녀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하지만 열매는 돌아보지 않았다. 간신히 학생들을 헤집고 강의실 밖으로 빠져나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꼭 다음 수업 때 그녀를 불러 세워 대화해봐야겠다 생각했다. 나는 집에 가는 길에 핸드폰 사진첩에서 교양 수업 때 찍은 고흐의 자화상을 다시 꺼내보았다. 이상하게 자화상의 눈동자가 신경이 쓰였다. 어딘가 기분 이 나쁘지만 계속 쳐다보게 되는 우울한 눈동자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가게 사장들과 배달원들 사이에서도 서울대학교 학생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왜 굳이 배달일을 하고 있냐고 물었다. 그들은 대부분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과외나 학원 시간제 강사와 같은 고급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역으로, 왜 서울대 학생은 과외와 같은 일만 해야 하냐고 되물었다. 상당히 괜찮은 변명이었다. 편견에 대한 비판이라는 고급진 의식의 탈을 쓴 완벽한 변명. 추가로 그들에게 단순히 과외와 같이 누구를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둘러댔다. 그들은 그런 나의 모습을 굉장히 훌륭하게 보았다. 일부 또래 배달원들은 나에게 찾아와 인생에 대한 고민 상담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보통 그런 놈들은 나에게 꽤나 의지했다. 가게 사장님들은 나에게 다른 제안을 해왔다. 배달일을 하지 말고 자기 자녀들의 과외 선생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경우였다. 나는 그럴수록 더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그러한 제안은 항상 정중히 거절했다. 이상하게 그럴수록 나에 대한 위상은 높아져만 갔다.


 나는 그러한 관심들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어릴 적에도 꿈이나 미래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상당히 이상적인 상상을 자주 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학교에서 제일 예쁜 여학생과 연애를 하는 것, 연예인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혹은 싸움을 잘해서 학교의 짱이 되는 것 과 같은 그런 유치한 상상말이다. 그렇다고 이런 욕망들을 꾹 참고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기회가 없었을 뿐. 뭐 그렇다. 하지만 지금의 내 청춘은 확실히 차원이 달랐다. 주위에서 관심과 부러움을 받는다. 이것은 나에게 굉장히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나는 이따금씩 일부러 학번과 학과명이 적힌 노트들을 가게에 흘리거나, 음식에 딸려 배달하는 실수를 저지르기에 이르렀다. 내 이름과 학번 그리고 학교명이 적신 노트를 본 사람들은 어떻게든 내 물건을 돌려주려 부단히 애썼다. 그 과정에서 내가 서울대학교 학생이라는 인식은 그들에게 아주 깊숙이 각인되었다.  


 배달원 중에는 경수라는 놈이 있었는데 그 녀석은 무거운 몸과는 다르게 주둥이가 아주 가벼운 녀석이었다. 뚱뚱하고 둔한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약삭빠른 기회주의자 녀석이었다. 난 그 녀석을 경계했지만 녀석은 이상하게 나를 잘 따랐다. 녀석의 본가는 우리 집 보다도 훨씬 더 먼 시골에 위치했다. 경수 녀석은 부모님도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했다. 경수가 서울에 온 이유는 간단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라고 했다. 배달 일을 하면서 경수는 어느 정도 만족하고 살아왔지만 나를 만나고서 달라졌다고 했다. 녀석은 나를 보며 처음으로 대학교 진학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사실 내가 서울대 학생이라는 소문이 퍼진 것도 바로 이 녀석 때문이었다. 경수가 서울대학교에 배달을 온 날, 우연히 캠퍼스에서 열매와 거닐고 있는 내 모습을 본 것이었다. 녀석에게는 이것이 꽤 충격이었다고 했다. 결국 경수 녀석 때문에 덕을 좀 봤다. 그의 가벼운 입이 가게 사장들과 또래 배달원들에게 온갖 소문을 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대 첫 교양 수업을 들은 그날, 경수 녀석에게 그날 수업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경수야. 돈을 많이 벌 생각하지 말고, 네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봐." 내가 말했다.

"오, 형... 뭔가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아요." 경수 녀석에게 이런 충고를 해주는 것은 참 재미있었다. 녀석의 반응은 나를 신나게 했다. 이것은 사기가 아니었다. 좋은 수업을 가르침을 받았으니 그대로 전수해준 것뿐이었다. 실제로도 나는 뿌듯했다. 나는 진심으로 무지한 그 녀석을 돕고 싶었다.


 나는 일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갔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설레는 과제를 시작했다. '나'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릴 적에 의무감에 썼던 일기 따위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랐다. 중간쯤 써 내려갔을 때였을 것이다. 난 핸드폰을 보고 왠지 긴장이 됐다. 열매의 전화였다. 나는 바로 받지 못했다. 두어 번 수신음이 울리고 서야 난 전화를 받았다.


"왕자야. 잠깐 나올 수 있어?"


 열매가 산다는 동네 내 자취방에서 그리 멀지 않았지만 나는 가게에 있는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었다. 동네 놀이터에 도착해 십 분 정도 기다리니 열매가 후줄근한 트레이닝 복에 슬리퍼를 끌고 걸어 나왔다. 나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체 열매에게 인사를 건넸다. 난 적당한 타이밍을 노리고 대화를 시도하려 했다. 열매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능숙하게 불을 붙였다. 열매의 작은 머리 위로 모락모락 담배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내가 당황스러웠던 것은 열매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것보다 열매는 굉장히 편해 보였다는 것이었다. 나는 열매가 내뿜는 자욱한 담배 연기에 곧 몽롱해질 것만 같았다. 어떠한 말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 열매는 연초를 두세 모금 정도 더 피운 뒤 나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뭐 하고 있었어?" 

"나? 교양 과제. 오늘 너 교양에서 보고 불렀는데, 못 들었어?"

"들었어."

"아, 그래. 너도 과제하고 있었어?"

"왕자야."

"응?"

"정신 차려."


 난 그녀가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느낄 수 있었다.



다음화에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왕자는 서울대에 가고 싶다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