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완 Sep 17. 2023

찜하기

찜하기, 왜 사용하세요?

이커머스 서비스에서 '좋아요', '찜하기' 기능을 자주 보게 된다.

하루는 나의 찜화면을 열어 보았다.

상단에는 최근 내가 찜한 상품들이 보였는데 스크롤하며 내려갈수록 언제 저장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상품들이 보였다. 그때는 상품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들어 '찜'을 했을 텐데 그 이후로 다시 들여다본 적이 없었나 보다.


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찜하기'(이하 '찜')는 고객에게 어떤 의미일까?

고객은  언제, 왜 '찜'을 누를까? 

어떤 동기를 가지고, 무엇을 기대하며 누르는 걸까?

   


1. 사용자 페르소나 구분 - 소극적 쇼핑 고객과 적극적 쇼핑 고객


온라인 쇼핑 고객을 1) 소극적 쇼핑과 2) 적극적 쇼핑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찜' 이용동기를 추정했다.


1) 소극적 쇼핑


2) 적극적 쇼핑


지금 구매의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극적 쇼핑'의 고객이든 구매의사가 높은 '적극적 쇼핑'의 고객이든 찜한 상품의 특징은 결국 고객의 구매 관여도가 높은 상품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찜'한 상품이 실제 구매하는 시점에 기여하는 정도는 다를 것이다. 

'적극적 쇼핑' 고객은 강한 구매 목적을 가지고 있어 '찜'한 시점부터 구매전환까지의 시간이 짧을 것이기에 방금 찜한 상품의 구매 의사가 높을 것이다. 반면 '소극적 쇼핑' 고객은 찜한 시점에 구매 의사가 낮으며 다음에 적극적 쇼핑 고객으로 다시 서비스에 접속했을 때 이전에 찜한 상품의 관심도가 유지될 경우도 보장할 수 없다. 그 사이에 어떤 외부 영향(유행, 신상품 소식 등)으로 인해 '찜'한 상품은 기억 속에 서서히 잊히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극적 쇼핑 고객들의 찜 목록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장 구매하지 않지만 '찜'을 이용하게 되는 동기는 무엇일까?



2. 소극적 고객의 '찜'동기


찜 동기에 대해 주목하고 싶은 점은 '우선' 저장해 놓는다는 것이다.

상품이 마음에 들어서 저장하고 싶지만 지금 구매할 생각은 없다는 ‘구매를 미루는 심리’이다.


'조금 더 둘러보고 올게요' 

오프라인 매장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방금 본 상품이 마음에 들었지만 '혹시 다른 매장에 더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우선 다른 곳도 둘러보며 생각해 보려고 '둘러보고 오겠다' 말한다. 그렇게 다른 곳을 둘러봤는데도 아까 그 상품이 계속 생각난다면 우리는 다시 그 매장에 찾아가 구매를 할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어떨까?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찜'하고 조금 더 생각한다며 커머스 서비스를 벗어나다. 그렇게 쇼핑 환경을 벗어나 있으면 고객의 관심은 방금 본 상품에서 멀어져 점점 잊혀간다. '소극적 쇼핑' 고객은 지금 당장 구매해야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오프라인에서는 조금 더 며칠 생각하기에는 소요되는 시간 에너지가 있어서 쇼핑하는 당일에 구매까지 결심하게 되는데(쇼핑장소를 떠나 집에 돌아와 며칠을 고민하고 다시 마음에 찜한 상품을 구매하러 그 장소에 방문하기까지 시간과 체력적 에너지 소요가 크기 때문), 온라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고민할 수 있고 그래서 구매를 보다 쉽게 연기하게 된다. 

더불어 온라인에서는 상품을 직접 만져보며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에 구매 시 불만족할 리스크 감수를 고려하고, 구매하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리뷰를 살펴보며 구매의사를 결정한다. 오프라인보다는 신중한 구매 결정 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렇게 언제 찜했는지 기억이 흐릿해져 가는 '찜' 화면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고객에게 또 다른 가치를 줄 수 있을까?



3. '찜'하기, 어떻게 고객에게 또 다른 가치를 줄까?

찜하기가 상품을 저장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이 니즈를 표현하거나, 고객이 보다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사례를 참고해 보자.


1) 와디즈


'와디즈' 앱 > 찜하기 화면

펀딩 상품은 펀딩 진행 기간이 정해져 있기에 찜 화면에서도 '펀딩 종료 일자'를 강조하고 있는데, 주목되는 점은 과거 찜한 상품에 대한 '재오픈 요청하기' 기능이다. 과거에 찜했던 상품을 기록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나아가 고객이 또 다른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재오픈 니즈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담겨있다.



2) 쿠팡

쿠팡 앱 > '장바구니' 화면


사례 화면은 '찜'화면이 아닌 '장바구니' 화면이지만, 과거에 담아둔 상품에 대한 서비스 흐름이 인사이트를 준다. 바로 '담은 후 90일이 지난 상품'이다. 90일이 지난 상품이면 한 계절이 바뀌고 그 사이에 고객의 상품 관심도는 변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쿠팡은 장바구니에 최근 담은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90일이 지난 상품은 장바구니에서 제거되며 90일 지난 상품 영역을 구분해 다시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의 사례가 '찜'의 개선 방안보다는 하나의 방향성으로 힌트를 얻어보려 한다. 
'찜'의 기능과 화면이 고객과 프로덕트에 더욱 좋을 방향을 모색할 때, 어떻게 디벨롭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찜'을 관심 있는 상품이 쌓여가는 화면으로만 남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객 개개인의 취향이 담겨 있는 화면이기에 고객 취향의 기록들을 더 재미있는 서비스 경험으로 풀어갈 수 있는 방향이 있을 것 같은 다소 막연하지만 흥미로운 고민을 하게 된다.







(+추가 2023.10)

지그재그에 '찜'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이 업데이트 됐다! 처음 경험한 순간 '와 좋다!' 생각해서 급히 추가한다 :)



3) 지그재그


지그재그 앱 > '상품 상세', '찜 연관상품 바텀시트' 화면


지그재그에서 상품을 보다가 상품 상세 페이지 하단에 '♥️(찜)'을 누르면, 연관상품이 바텀시트에 표시된다. 

나는 종종 옷을 둘러보다가 연관 상품이 보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찜을 누르며 상품을 확인하곤 했다.

특히 지그재그는 주로 쇼핑몰 상품으로 구색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각각의 쇼핑몰이 동대문에서 사입해 판매하기에 쇼핑몰이 달라도 동일 상품이 경우가 많다. 그런 상품들이 우측 바텀시트 영역에 표시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통해 가격을 비교하거나 더 많은 후기가 남겨있는 케이스를 찾기도 했다. 

이렇게 연관상품 영역으로 바텀시트에 표시되던 것이, 이번에 하나의 구좌로 업데이트 됐다.


지그재그 앱 > 카테고리 > AI 추천 > 상품목록 화면

AI 추천 영역에 접속하면 '찜한 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보여주는 영역이 업데이트 됐다.

사용자 액션에 따라 표시되는 것이 아닌, 기본으로 제공하는 구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나의 속내?를 들킨 기분이었으면서 동시에 편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상품의 연관상품을 다시 보고 싶어 의도적으로 찜을 해제했다가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에 들어가면 내가 최근 눈여겨보는 상품을 다시 보고, 비슷한 상품을 바로 둘러볼 수 있다. 통합검색이나 카테고리에서 또는 내가 좋아하는 쇼핑몰에서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무수히 많은 나의 찜 내역중에서 '최근' 찜한 상품들만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고민하던 '찜'을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개선안을 발견한 것이 반가웟다. 이처럼 사용자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기능, '찜'의 활용성에 작은 '아하' 포인트를 느꼈던 기능 !

매거진의 이전글 추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