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되고 싶은날

by Emile

관심종자의 세상이라지만 가끔은 소외되고 싶은 날이 있다. 연예인도 아니라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얼굴을 더욱 감추고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눕다시피한 자세로 흐물거리다가 의자 밑으로 녹아내려 급기야 마루 바닥 틈사이로 스며드는 것이다. 오늘따라 커피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았고 맛도 그저 검은물맛이었지만 그렇다고 설탕을 넣고 싶지는 않았고 글은 커서가 깜박이는 것을 한참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렇게 오늘 소외에 성공했으므로 내일은 호기심을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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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