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가래
백설기 공주
어느 날 한 아리따운 여인이 찾아왔다. 그녀의 피부는 백설기 떡처럼 희고, 머리는 포슬포슬 포메라인 백설기 떡처럼 포슬거렸다. 입술은 마치 백설기 떡에 박혀 있는 원포인트 콩알처럼 귀여웠다. 그 여인은 자신은 백설공주의 의붓 동생 백설기 공주라고 했다. 그러므로 백설공주를 독이 든 사과를 먹여 암살하려다가 도리어 당한 백설공주의 계모가 그녀의 친 어머니가 되었다. 그녀는 원래 왕위 계승자였으나, 백설공주에게 여왕의 자리를 빼앗긴 이후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고 했다. 그녀가 찾아온 이유는 백설공주-지금은 백설여왕이 된-에게 왕위를 되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고, 백설공주가 다시 쉽게 독이 든 사과를 덥석 물 것도 아니었다. 그 방법을 고심하던 중 이 집이 마법의 이야기 맛-마약이거나 미약-떡집이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마법의 떡집
백설기 공주에게 이야기 맛집은 맞지만 떡집은 아니고, 마법사도 아니고 단지 작가라고 설명하며, 그러나 그녀의 미모에 반해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어 하나의 이야기를 빚어 주기로 하였다. 그것은 백설공주에게 가서 이렇게 이야기하라는 것이었다. "누워서 가래떡 먹을래?" 아니면 "누워서 가래침 뱉을래?"
가래떡이냐 가래침이냐
백설기 공주가 이 말을 진짜 전하자, 백설공주는 황당한 제안에 코웃음을 터뜨렸지만, 계모의 친딸인 백설기 공주의 말을 그저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백설 공주와 백설기 공주의 마지막 승부였고, 이 미션에서만 승리하면 백설기 공주는 이 나라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백설 공주는 노른자를 차지하게 될 노릇이었다. 그러므로 제안이 다소 허황되더라도 백설 공주가 여왕으로서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도전이었다.
누워서 떡 먹기
백설 공주는 어디선가 "누워서 떡 먹기"라는 속담을 들은 것을 기억해 냈다. 아닌가 식은죽이었던가? 아무튼 그것은 '별다른 노력 없이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해 비해 "누워서 침 뱉기"는 '남에게 해를 끼치려 했는데, 결국 그 결과가 자기에게 돌아오는 일'을 뜻하는 속담으로, 계모 여왕과, 백설기 공주가 이번에도 하려는 일이 딱 그것이었다.
가래
문제는 거기에 '가래'라는 단어가 추가되었다는 것이었는데, 이 가래에 다시 독이 들어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백설기 공주는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 군사에게 있어 이기고 지는 것, 승패는 흔한 일이라며 낙담지 아니하여, 계모와 같이 똑같은 방법으로 독 같은 것은 사용하지 않았다며 떡을 한입 베어 먹기까지 하였다. 또한 병중지상사(病中之相思), 병중의 병은 상사병이니, 여기서 승리한 자가 21세기 대군마마를 차지할 수 있다며, 백설 공주를 구하고 상사병에 빠진 21세기 대군 마마를 자신이 났게 할 수 있다며 막장 드라마를 예고했다.
상사병
백설 공주는 21세기 대군 마마를 빼앗길 수도 없어 마음이 급해지고, 병가지상사와 병중지상사라는 말이 헷갈려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러나 '누워서 가래침을 뱉기'는 공주 신분에 너무 더럽고 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어차피 쉬운 길인 '누워서 가래떡 먹기'를 선택하기로 하였다. 김밥 한 줄도 금방 해치우는데, 그깟 가래떡쯤이야 떡볶이를 좋아하는 백설 공주로서는 금방 원샷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결국 백설 공주는 '누워서 가래떡 먹기'를 선택했고, 가래떡의 길이는 생각보다 길어, 독이 들지도 않은 가래떡을 누워서 먹다 목이 막혀 죽었다. 백설기 공주는 여왕의 신분을 되찾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백성들에게 백설기 떡을 하위 70% 백성에게만 돌렸고 나머지는 기분 나쁜 나머지 백설 공주를 그리워하며 빵을 사 먹었다.
떡 가래
'가래'는 떡이나 엿을 둥글고 길게 늘여 만든 토막을 뜻한다. 어원상 가늘고 길게 ‘가르는 모양에서 파생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가래떡뿐만 아니라 엿가래도 존재하며 이것은 가늘고 긴 모양이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엿 먹어라"라고 하면 떡과 마찬가지로 단맛으로 암살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래침의 가래는 이 가래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더럽지만 침이나 콧물이 가늘고 길게 흘러나오는 것을 볼 때, 이 가래 또한 저 가래와 다르다고 하는 주장은 너무 섣부르다. 떡이나 침이나 어차피 농축 우라늄인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니, 이크 트럼프로부터 네 코와 입에 미사일 폭격을 조심하라!
침 가래
언젠가 이야기했지만 '떡은 맛있지만 침은 더럽다'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 침은 맛을 감별하는 최초 효소이며, 침을 공유하는-키스-행위를 통해 떡 비슷한 맛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가늘고 길게 이어졌다고 해서 누워서 가래침을 뱉는 것을 선택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떡은 아주 위험한 음식이다. 특히 가래떡의 경우, 김밥을 자르지 않고 한 줄을 통째로 누워서 먹는다고 생각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백설 공주'처럼 '누워서 가래떡' 먹기의 위험성을 실감할 수 있다. 이 누워서 가래떡 먹는데 최고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침'이며, 길고 가느다란 젤리 침 만이 가래떡을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효소일지 모른다.
농기구 가래
여기서 복병은 농기구 중 '가래'가 있다는 것이다. 논이나 밭의 땅을 파거나 흙을 떠서 옮기는 데 쓰는 나무 농기구였으며 금속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 행동을 '가래질'이라고 하는데 흙을 떠서 길게 밀어 던지는 모습이 ‘가늘고 길게 늘어지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또는 덩어리를 부수어 가루로 만든다는 뜻도 있기에, 가래떡을 누워서 삼키기에 최상의 도구다. 가래는 소가 들어가기 어려운 진흙밭이나 물이 많은 논에서, 여럿이 줄을 잡고 힘을 합쳐 흙을 뜨고 던지는 집단 농기구라는 점에서, 가래떡은 힘을 합쳐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가래로 막아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작은 호미로 쉽게 막을 수 있는 작은 문제를 방치했다가 나중에 큰 농기구 가래로 막아야 할 정도로 키워 놓는다는 의미이다. 백설 공주는 의붓 동생 백설기 공주를 반란을 일으킨 계모와 더불어 사형시켜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호미로 막을 것 가래떡으로 먹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다. 대중은 미모에 약하다. 반역에는 사형만이 답이다. 침 가래와 같은 다소 더러운 이야기라 미안함을 전하며, 그 후 백설 공주는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은 것을 후회하고 이를 잊지 않고 교훈으로 삼기 위해 열매가 호두와 닮은, 쪼개보면 농기구 가래를 닮은, 가래나무로 환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누워서 가래떡만 먹으려 탐하지 말고, 누워서 가래침을 뒤집어 쓰더라도 막아야 할 일은 막고 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