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어느날...
그 당시 유일한 소원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 때는 몸과 마음이 무너져
평범한 삶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다.
가끔은 지루한 듯 흘러갔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던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7년 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다.
마음이 난도질 당했었다.
사람을 도저히 믿을 수도 없고 좋아할 수도 없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나를 공격한다 여겼고
외부와 조금이라도 닿으면 나 자신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생존본능 같은 방어기제가 발동하여
감정을 철저히 가둔 채 다시 사회로 나왔다.
돌이켜보면 내 힘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는데
엄마로서의 모성이 여기까지 오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간절한 기도가 이뤄진 걸까?
평범해도 너무 평범한 일상이 연속이다.
집과 직장을 매일 오가고
주말이면 청소와 세탁을 몰아서 하고
한달에 두번, 친구 또는 동료들과 맛집을 간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도 있고
가끔은 너무 편해서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예전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묵직한 아픔을 견뎌내고 있는 사람, 현재 내 모습이다.
검은 그림자같은 우울증 역시 깊숙히 뿌리를 내렸다.
혼자서 두 아이를 키워내는 고단함도 여전하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인간관계는 대부분 미리 차단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
나를 알아주는 이 없고
돌아봐주는 사람 없다고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체념했다.
그러다보니 한발자국 다가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두 발자국 뒤로 물러난다.
그렇게 관찰자 시점으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어쩌면 앞으로 고독감과 외로움을 평생 안고 살아가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도 가끔 사람들의 선한 면을 보면,
그 사람들이 나와 어떤 연결고리가 없어도
그것만으로도 치유가 조금씩 되는 듯 하다.
새로 찾은 일상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나의 소박한 바람이 계속 이어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