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사바칸(SABAKAN)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국내개봉 2023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소년의 특별한 우정과 모험.
아날로그 무드와 웃음, 감동이 함께 하는 노스탤지어 무비!
어른 '히사' 역은 1세대 친한파 배우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가 맡았다.
80년대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 두 아이의 유년의 기억을 풀어낸다.
영화는 시종일관 파란하늘, 파란 바다만큼 청량하고
무해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을 준다.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에는 실제로 나가사키 현에서 나고 자란 카나자와 토모키 감독의 기억과 향수가 녹아 있다. 감독은 개그맨으로 데뷔 후 일본 지상파 방송국에서 예능 작가로 활약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 속에 감독의 빛내는 유머와 실제 체험담이 들어 있다.
'히사'와 '타케'가 돌고래를 보기 위해 '부메랑 섬'으로 모험을 떠나는데, 이 이야기가 감독의 유년이야기라 한다.
영화 속 무대는 나가사키역에서 다섯 정거장 떨어져 있는 長老駅(나가요 역) 인근 마을인 듯하다.
엔딩에 나오는 역이 나가요 역이었다.
이 동네는 아담하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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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뭉클해지는 단어가 몇 개 있다. 내가 유독 좋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行ってきます / いってらっしゃい / ただいま / またね 등 일상의 아주 소소한 말이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세요. 다녀왔습니다. 또 봐. 이 특별할 거 없는 단어가 내게는 이상하게 많은 의미를 던진다.
이 영화에서도 처음으로 두 아이가 첫 여행을 다녀와
헤어지면서(타케가 용기 내어 히사에게) " 또 보자."라는 말을 건네는데… 마음이 맨도롱 해진다. 히사가 천천히 마타네라고 대답한다.
두 아이의 가슴 아래에 생애 처음 친구가 된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한참을 또 보자라고 주고받는데 그 사이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압축되었을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헤어질 때) 다시 떠나는 기차를 보며 이번에는 히사가 타케에데 마타네라고 말하고 타케가 마타네하며 한량짜리 기차가 바닷길 옆으로 출발한다.
플랫폼을 달리며 히사가 큰 소리로 계속 외친다. またね!
그리고는 터덜터덜 역 밖으로 흐느끼며 나오는데 매일 엄마에게 구박받던 아빠가 히사를 기다리고 있다.
아빠에게 다가가 품에 안겨 한참을 큰 소리로 우는데 먹먹해 함께 울었다.
집에 도착해서는 엄마가 히사를 안고 토닥여준다. 두 아이 외에도 왁자지껄하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따스한 마음을 보여주는 히사의 엄마, 아빠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바다를 앞에 두고 히사와 타케가 처음 친구가 되었던 그해 여름 1986년.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유년의 추억이 소환되는 영화다.
히사가 초밥을 좋아하는데 비싸서 못 먹는다고 하니까 어부의 아들인 타캐가 히사를 초대해 아빠가 만들어주던 고등어 통조림으로 초밥을 만들어 주는데…
참 맛있어 보인다. 나도 만들어 봐야지.
시작은 엉뚱하고 유쾌하나 끝은 아련하고 슬픈 이야기의 사바칸!
웃으며 울며 코 끝 찡한 누구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려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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