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욕심 (눈치)

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4월 5일 월요일

by Riel

한 가정의 맏딸, 장녀로 태어나서 쭉 인생을 살아왔다.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나는 어느새 부모님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 지금도 그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끙끙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이왕이면 나도 좋고 부모님도 좋고 내 주변 사람들도 좋으면 더 좋지 않은가.

이왕이면 모두가 만족하는 상황이면 너무 좋지 않은가.

하지만 그러긴 쉽지 않은 것이다.

나 하나도 만족하기 어려운 삶인데 부모님을 만족시키고 내 주변을 만족시킨다는 것, 그들의 입맛을 모두 고려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머리로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 되지 않는 것이 답답스럽다.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죄책감, 불안감, 걱정이 마음에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것이 죄책감 가질 일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지만 아니라고 대답하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삶의 주체는 나이고, 내가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주변을 만족시키는 것이 나도 만족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래 살았다. 그리고 그게 그리 나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 인생의 순간순간의 선택들, 내가 돌이켜보면 바꾸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면 그 순간들의 선택에는 오롯이 나보다는 가족, 주변의 만족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부모님이 강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어느 순간 그런 사람이었고, 그런 결정을 내렸고, 지금의 내가 되어 있었다. 과거를 원망하거나 탓 하기보다 앞으로는 조금 더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싶은데 내 선택에 의해 주변 역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을 아는 순간, 조금은 이기적이고 조금은 개인적인 나만을 위한 선택을 밀어붙이는 것이 미안해지는 거다. 나를 위한 선택이 이렇게 어렵다니.


어쩌면 나는 주변의 눈치를 보는 사람인 걸까. 그래서 나의 선택보다 남을 만족시키는 선택을 하려는 건 아닐까.

나도 모르는 새에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왔던 건 아닐까. 나를 돌아보게 되는 단어다.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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