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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Nov 02. 2017

#273 진정한 욜로, 매일 30분 명상하기

Meditation Challange - Day 31

처음 명상을 시작한 것은 3년 전쯤, 2014년이었다.

 

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로 창업을 시작한 지 1년째 되던 해, 좋은 경험을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창업은 생각보다 (당연히) 쉽지 않았고, 기부를 목표로 하다보니 경제적인 어려움도 계속해서 걸림돌이 되었다. 
*창업기는 여기에 연재중: https://brunch.co.kr/magazine/mystartupdiary


그러다보니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일이 많았다. 오죽하면 한 해 목표를 "멘탈 강화"로 잡았을까. 그만큼 멘탈이 흔들리던 때에 처음 명상을 만났다. 함께 일하던 케빈의 소개였다.


명상, 그 시작

그래도 솔직하게 밝혀야겠다. 명상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뭔가 기체조 같은거였다. 살짝은 종교적인, 나이가 좀 들었을 때 할만한 활동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기체조가 실제로 그렇다는 게 아니라 기체조에 대한 나의 느낌이 그랬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은 구글에서도 명상을 통해 내면을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스티브잡스도 생전에 명상을 즐겼다고 하니 현시대 젊은이들에게도 명상은 더 이상 생소한 주제는 아닌 것 같다. 


명상의 효과는 과학적으로나 사람들의 증언으로나 수없이 증명되어왔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능하게 하며 장기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다. 그래. 좋은 건 알겠는데, 어떻게 시작할지가 막막했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 대체로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법이 가장 많이 나온다. 또한 처음에는 너무 길게하면 지루할 수가 있으니 5분~10분 정도나마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해보라고 한다. (물론 불교나 힌두교에서 명상을 할 때는 눈을 반쯤 뜨고 명상을 하는 것 같지만 내 경우에는 아무래도 눈을 감는 것이 더 집중하기에 편했다.) 


나는 15분 정도의 시간으로 명상을 시작했다. 조용한 공간에서, 잠들지는 않을 정도로 꼿꼿이 앉아서 휴대폰 타이머를 15분으로 맞춘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는 식이었다. 너무 짧은 시간동안 하면 집중하려고 노력하느라 시간이 다 가버리는 느낌이라 15분 정도가 시작하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 익숙해지면서는 20분, 30분으로 늘렸고 경우에 따라 명상이 정말 필요하다고 느낄때는 1시간 이상씩 명상을 하기도 했다.


명상을 한다고 매번 엄청난 것을 느끼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상태가 침착해지고, 매일매일 돌아가는 것이 너무 많을 때 그런 것들을 뇌가 제대로 소화하는 시간을 갖는 느낌이 든다. 혹은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뭔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같다. 또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정말로 중대한 생각들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항상 명상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느끼지만 하루하루 일과에 치이다보면 늘 미뤄지곤 해서 아쉬웠던 명상이었다. 그래서 좀 더 습관화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달의 챌린지를 명상으로 택했다.


한 달간 매일 30분씩 명상하기

서론이 길었다. 지난 달의 챌린지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못 지킨 이틀 중 하루는 명상을 하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ㅠㅠ)


이번 달은 사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달이었고, 정신적으로도 정리할 일이 많았다. 추석 기간 동안은 템플스테이를 가서 공양(밥)-명상-공양-명상-공양-명상 이라는 스님과 같은 삶을 단 이틀간 살기도 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템플스테이를 갔던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많이 궁금해했는데 템플스테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것은 없었고 어쩌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집중하는 게 좀 더 어렵기도 했다. 결국은 집에서 해도 충분하다는 결론!)


너무 잘 어울리는 건 기분탓일거야...


방법

때로는 주제를 둔 명상을 했다. 우선은 호흡에 집중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충분히 편안한 상태가 되면  큰 주제 하나를 놓고 생각을 집중했다. 마음이 너무 복잡하거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때는 종교나 영성 관련 책을 읽고 삶의 큰 그림에 대한 주제들을 떠올리곤 했다. 삶을 크게 볼 때 지금 이 순간의 걱정들이 얼마나 의미있는 것인가? 지금 갖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들은 모두 언젠가는 잃게 된다. 건강, 젊음, 사랑하는 사람들... 나는 충분히 감사하고 있는가? 이 과정에서 나의 인생 책인 <인생수업>과 류시화의 책들, 그리고 에크하르트 톨레의 <The Power of Now>와 같은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어떤 날은 너무 지쳐서 큰 주제에도 마음을 다해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호흡에만 집중하려고 해도 온갖 걱정이나 감정들이 떠올라서 마음이 시끄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가이드 명상 Guided Meditation 을 이용해서 뇌를 푹 쉬게하는 방법을 택했다. 유투브에서 "Guided Meditation"이라고 검색하면 다양한 비디오가 나오는데, 몇 개를 들어보면 가장 취향에 맞는 버전을 찾아볼 수 있다. ("명상 가이드"라고 찾으면 한국어 버전 영상들도 있는데 주로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들이 많아 사용하지 못했다.)


가장 자주 들었던 클립. 다른 클립도 있지만 이 버전이 음악과 목소리가 가장 잘 어우러진다.


음악과 함께 나레이션이 나와 나레이션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을 충분히 휴식하게 되고, 나레이션이 그리는 편안한 배경 속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요즘에는 일찍 자야할 일이 있을 때 Guided Meditation for sleep 이라는 검색어로 영상들을 찾아서 듣는데, 훨씬 더 편안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잠이 들 게 된다.



명상을 너무 엄숙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눈을 뜨고 하는 사람도 있고, 몸을 움직이며 하는 사람도, 거울을 보면서 하는 사람도 있다. 자유롭게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가면 된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되는데? 하고 빨리 포기하기보다 조금씩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면서 자기 스스로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진정한 힐링과 YOLO는 외부에 있지 않다.

정신없이 따라만 가는 삶을 살기보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삶에 지니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감사하고 감상하면서 사는 삶이, 진짜 삶이 아닐까? 잃어버린 후에 깨닫기는 너무 늦다. You Only Live Once! 바로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이 포스트는 열두달 Life Detox Challenge 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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