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뇌졸중 환자의 재활운동

어깨 재활(아탈구)

탈구 VS 아탈구

아탈구는 뇌졸중 환자라면 흔히 가지고 있는 어깨 질환이다. 우리가 보통 어깨가 빠졌다고 표현하는 어깨의 증상은 크게 탈구(dislocation)와 불완전탈구라고도 하는 아탈구(subluxation)로 구분할 수 있다. 두 가지 증상의 큰 차이는 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뼈와 뼈가 아예 빠졌는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부분적으로 어긋나는가이다. 탈구는 어깨와 위팔뼈가 완전히 빠진 것, 아탈구는 완전 빠지진 않았지만 뼈들이 관절에 걸쳐있는 듯이 빠진 것을 말한다. 탈구의 경우에는 아탈구보다 더 큰 통증이 있으며 반드시 제자리로 맞춰줘야 어깨 재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어깨 아탈구를 개선하려면 어깨 구조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어깨의 불안정한 구조

어깨는 우리 몸에서 가장 넓은 운동 범위를 움직일 수 있는 관절로서 거의 360도의 범위를 움직인다. 어깨는 이렇게 큰 운동 범위를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관절에 비해서 매우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구조 때문에 넓은 운동 범위를 갖는 좋은 점 대신에 어깨는 우리 몸에서 가장 흔하게 탈구가 발생하는 관절이라는 운명을 가지게 되었으며, 관절이 자주 빠지는 습관성 탈구도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심하면 자다가 빠지기도 한다.(서울아산병원 메디컬칼럼)

어깨는 가동범위가 큰 만큼 관절낭에 뼈가 딱딱 끼워 맞춰져 근육으로 잘 잡혀있는 다른 관절에 비해 상당히 불안정한 구조이다. 어깨 관절은 여러 개의 인대와 근육, 점액낭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각각 다른 곳에 위치한 어깨뼈, 위팔뼈, 쇄골뼈들이 인대와 근육으로만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뇌졸중으로 인해 근육이 마비가 된 경우에는 어깨뼈들을 잡아주는 어깨 주변근육이 수축하지 못하고 중력의 힘을 그대로 받으면서 어깨뼈가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뇌졸중 환자 대부분 아탈구가 생긴다.


어깨보조기(슬링)의 필요성


어깨 탈구로 인한 병원에서의 에피소드도 있다. 나는 시상의 손상으로 고유감각뿐만 아니라 감각 자체가 떨어지는 편이라 어깨빠짐을 인지하지 못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의 몸부림으로 이미 어깨가 빠져있던 것 같은데, 일반병실로 와서 주기적으로 했던 기본 x-ray 검사에서 어깨탈구 소견을 보여 정형외과 의사가 종종 병실에 온 적이 있다. 병실에 쉬고 있다 보면 종종 정형외과 의사가 헐레벌떡 뛰어올 때가 있었다.

“환자분, 어깨 안 아프세요?”하며 물어보는데

“네..에..왜요o_o?”어리둥절하게 맹~한 표정으로 대답하면

x-ray상에 어깨가 빠진걸로 보인다며 제자리에 맞춰야 한다고 빠진 어깨를 끼워주고 가셨다. 빠진 어깨 끼는 것이 아프다고 들어본 적이 있어서였는지, 손으로 직접 어깨뼈를 맞추는 것에 대한 공포감에 실제로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아프다고 소리치고 난리부린 적도 있다. 아무튼 대학병원에 있는 한 달 반 동안 서너차례 어깨탈구가 계속 반복됐고, 탈구가 아닐 때는 손가락 두마디 정도 위팔뼈가 쳐지는 아탈구가 늘 있었다. 반복된 탈구와 아탈구로 암슬링 처방이 내려왔다. 중력을 덜 받으라며 팔 수술 후에 하는, 목에 걸어 팔을 받쳐주는 보호대를 받았다. 한동안 팔 수술한 사람처럼 그 보호대를 하고 다녔다. 그래도 아탈구는 여전했다. 여전히 탈구가 되기도 했다. 아마 잘 때 빠지는 듯 했다. 탈구가 반복되다보니 신경외과 환자임에도 정형외과에서 늘 회진을 와주셨다. 매 번 오던 전공의의 처방으로는 해결이 안 돼서인지 갑자기 정형외과의 꽤 높으신 분께서(우리끼리 넘버투라고 부름..ㅎㅎ) 직접 오실 정도였다...(부담..) 편마비 때문에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습관성탈구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어깨 구조를 설명해주시며 위팔뼈가 떨어지면서 생기는 현상 같으니 다른 보조기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담당치료사와 상의하여 겨드랑이를 받쳐주어 팔과 어깨를 전체적으로 올려주는 암슬링을 구매해서 착용했다.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다른 종류의 암슬링도 있었지만 이미 병원에 신뢰가 없던 우리는 보조기를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주는 또 다른 어깨보조기는 팔에도 차고, 어깨도 차고, 몸에도 두르는 디자인으로 착용했다, 뺐다 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따로 샀던 것이다. 병원용이 아니라 시판되는 상품이다 보니 일상에서 더 편리하게 쓸 수 있었고,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던 물리치료사가 직접 개발한 보조기라고 해서 쓰게 되었다.


어깨보조기를 하고 있으면 어깨를 움직이는데 많은 제약이 있어 어깨운동에 더 소홀해지고, 어깨를 강화시킬 기회가 적어져 아탈구가 개선되지 않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 따라서, 습관성탈구나 부상 방지를 위해 평소에는 어깨보조기를 하더라도 재활운동을 할 때나, 치료를받을 때는 빼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암슬링(어깨 보조기) 사용 팁

치료시간, 운동 할 때는 빼자. 보조기를 너무 오래 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착용하고 빼기 편한 것으로 착용하기


어깨 재활운동 팁


- 초기에는 누워서, 날개 뼈가 바닥에 닿은 상태로 팔 운동을 한다.


어깨는 날개 뼈라고 하는 견갑골이 제 위치에 있으면서 어깨 움직임에 안정성을 만들어 줄 때 어깨회복이 빠르고 재활운동도 효과가 있다. 따라서 발병 초기 또는 어깨가 좋지 않은 상태라면 날개 뼈의 불안정성이 보완되도록 누워서 어깨나 팔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 어깨나 팔의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움직이는 것으로 아탈구를 제거 할 수 있다.


아탈구가 심각한 상태라면 움직이는 것만으로 아탈구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팔을 들어올릴 만한 어깨 힘이 있다면 팔을 올리는 것을 통해 어깨 주변 근육을 활성화시켜서 아탈구가 없어지도록 할 수 있다.



초기에 하면 좋은 어깨 운동(5단계)

1. 바닥에 누워서 건측손(비마비측)으로 환측(마비측)손을 잡고 머리위로 팔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기, 익숙해지면 두 팔로 동그라미 그려보기. 더 다음 단계는 환측으로만 원그리기


2. 무게감, 안정감 있는 막대기를 잡고 땅이나 책상에 세워 넘어지지 않도록 잡고 있기

나는 '플렉스바'라고 하는 고무재질의 막대기(왼쪽사진 속 노란색막대) 를 잡고 책상에 세워서 유지하는 연습을 했다.

3. 움직임이 조금 더 좋아졌을 때는 책상 닦기를 했다. 침대 식탁부터 휴게실 책상들을 옮겨 다니며 닦는 연습을 했다.

4. 그 다음은 병원 산책로에 있던 운동기구를 이용했는데, 이때부터 어깨가 급속도로 좋아졌다. 당연히 손잡이를 잡고 있는 것조차 안됐고, 어떻게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흉내내며 했다.

줄 당기기 기구뿐만 아니라 활차돌리기라는 기구의 효과가 가장 좋았다. 지금도 공원에 가면 꼭 하는 운동이기도 한데, 오른쪽 사진의 기구이다. 큰 활차돌리기도 있지만 가동 범위가 작을 때는 작은 활차부터 하는 것을 추천한다. 몇몇 치료사들은 이런 기구들을 잘못 이용하면 어깨보다 가슴근육을 강화시켜 보상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못하게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기능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5. 서서 크게 팔 돌리기, 어깨 으쓱하기



기능이 좋아질수록 단계단계 순서대로 해나가면 된다.


이런 과정으로 첫번째 재활병원에 있던 몇 달 동안 어깨 운동을 하니 첫번째 병원 퇴원 직전에 몸의 힘을 써서라도 겨우 팔을 들어 올릴 수 있을 만한 어깨 힘이 생겼고, 그렇게 어깨보조기와 작별했다. 여전히 아탈구가 생기긴 하지만 약간의 어깨 움직임으로 해결되는 수준이 되었다.

퇴원하던 날 처음 성공한 팔들기 시전 중
sticker sticker


어깨도 발목처럼 초기에 부상이 생기지 않게 잘 관리해 주어야 하는 중요한 부위이다. 보조기를 이용해서 관절, 근육들이 제 위치를 벗어나지 않게 잘 잡아주고 제대로 된 위치에서 운동함으로써 효과가 최대가 되도록 운동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