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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기명 Apr 13. 2023

여행은 상상할 때 가장 설렌다

 다가가기 어려울수록 경외심은 깊어지고, 자꾸 생각날수록 지금 내 현실에 아쉬움이 커지게 하는 것. 해외여행입니다. 어쩌면 일을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이번 여행은 아랍왕자처럼 돈 펑펑 써보자 호기롭게 다짐하지만 내 통장의 지난한 처우를 마주하면 또 겸손해집니다. 그냥 짧게 부산이나 갔다 올까란 생각의 시작은 비행시간 20분 정도만 차이 나는 제주도로 어느새 바뀌어있고 성수기에 비싼 제주도 비행기값을 보곤 이럴 바엔 일본을 가겠다란 마음으로 도착지를 경유합니다. 이 정도 여행경비면 투자할만하다란 생각이 들 때쯤 누군가의 말이 귀에 꽂힙니다. '동남아 공항에 도착했을 때 느껴지는 날씨, 긴팔의 한국과 달리 반팔을 입어야 하는 그 순간이 바로 여행의 설렘 아니겠냐.' 듣기만 해도 설렙니다. 그래 겨울에서 겨울을 가면 뭐해. 내 친구들은 겨울에 살고 있을 때 난 여름을 즐기는 그 짜릿함. ‘그 감성도 여행의 한 부분 아니겠어.’ 동남아를 가겠다는 생각으로 드넓은 곳 중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갑자기 또 예능에서는 여러 동남아를 가고 있네요. 이 정도면 꼭 여행 가라는 운명 아닐까요? 항공편 티켓을 알아보러 들어갈 때 벽을 만납니다. 경유하거나 한국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고 타지에선 저녁 늦게 출발하고... 복잡한 건 싫어하는데 벌써부터 복잡해집니다. 다들 이래서 패키지로 가는 건가 생각하다 0.5초 정도 패키지로 한 번 가볼까 고민합니다. 주변 지인들 중 세부를 갔다 온 후기를 들으면 반 패키지가 있답니다. 소규모로 이동하고 원하는 여행을 다 할 수 있다는. 단 비싸다고 하네요 역시나 역시. 여행할 땐 모르는 사람과 동행하기보단 친구와 함께하고 싶어하고 그냥 부딪혀야 여행 아니겠냐란 신조를 지켜야 하기에 아직까지 동남아를 못 갔습니다.


 동남아는 아니더라도 이번 연도엔 꼭 해외여행을 가보려 합니다. 독일이나 미국. 머나먼 해외는 오히려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갱신한 여권은 항시 도장 받을 준비 중. 해외에 빠삭한 여자친구가 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먼 비행인 만큼 항공편 가격 비싸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유롭게 여행만 할 수 있다면 높은 물가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2주 정도는 갔다 올 수 있다면 말이죠. 회사 동기가 9박 10일 영국을 간다고 합니다. 정기휴일 5일에 평일에 이틀 정도 연차 쓰는 듯해요.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 세우는 걸 지켜봤습니다. 좋아하는 거부터 하더라고요. 축구 경기 티켓 예매하고, 뮤지컬 예매 등. 어깨너머로 하나 배웠습니다. 좋아하는 것부터 계획 세워보자고. 하루에 하나 이상 좋아하는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넣는다면 계획 세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또 두 명의 취미가 더해진다면 2주를 꽉꽉 채울 수 있을 거 같단 자신감이 듭니다. 숙소나 항공편은 유독 판단력이 강한 날 몰아서 해치워 버리고 공원, 전시회, 카페, 맛집, 산책 이 재밌는 걸 상상해 봅니다. 독일에서의 전시회라니, 독일에서의 커피라니. 그곳에선 멍 때리고 있어도 대단한 휴식이 될 것만 같습니다. 이번 연도 나의 원동력 중 하나는 독일이 됩니다. 독일에서의 하루를 기다리며 돈을 모아둬야겠습니다. 그곳에서의 커피 한 잔을 위해 한국의 커피를 조금씩 줄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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