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싸운다 <46>
결혼한 지 10년쯤 되던 때였다.
우리는 어줍지 않은 일로 부부싸움을 했다.
아내는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가방을 쌌고
나는 집 나가는 아내에게
“다시는 집에 들어올 생각은 하지 마!”
대못을 쾅 박았다.
시간은 흘러 자정이 되었고
나는 후회와 불안감으로 가슴을 졸였다.
겨우 아이를 재우고
소주로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새벽 2시였다.
대문을 여니 아내가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민지 아빠! 밖에 나가니 갈 데가 없더라!”
우리 부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참을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