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숨 들이쉬고 한숨 내뱉고
후배가 하늘나라로
지난 10월 이태원 참사(10.29. 참사)로 같은 동아리 후배님께서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과 이별하였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후배님 외 몇몇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공유되었다.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2/10/31/seoul-halloween-crowd-crush-young-victims/?fbclid=IwAR1czLTEkDrKayVqZszCmCQcNUMfqh49l8YkUBT7taNTr3_yEe2qSuj9U-U
156명이 희생된 1개의 사건이 아니라 개별적인 156건의 사건이다.
그 중 얼굴도 모르는 후배님이 있었다.
소식을 들었냐며 위급한 목소리의 아빠 전화를 받았다. 뉴스를 계속 듣고 보고 있는데 참사 며칠 뒤 날아온 후배님 본인 부고 소식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치열하게 청춘을 보낸 후배님이었다. 직종 특성상 아마도 밤새며 근무하는 일도 많았을텐데 직장동료들과 함께였다고 한다.
딸을 가진 어미로서 그 부모의 마음은 어떨지 너무나도 슬펐고 먹먹하고 참담했다.
그리고 각인되었다. 그녀의 사진과 기사 속 그녀의 아버님 모습이 각각 장면으로 시각화되어
내 뇌리에 깊숙이 기록되었다.
나는 압박이라는 상황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사경을 헤매다
얼마 전 수술을 하게 되었다. 간단한 부인과 제거 수술이었는데 수술 직후 급성 폐부종acute pulmonary edema으로 숨을 쉴 수 없었다.
정상인의 산소포화도Saturation of partial pressure oxygen, SpO2가 95 이상인데, 그 당시 나는 70 수준이었다고 한다.
수술 후,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음에도 한숨 한숨 넘기기 너무 힘들었다. 겨우 짜내는 호흡 때문에 그리고 수술 후 무통주사도 맞을 수 없어 그 통증 때문에 잠도 잘 수 없었다.
지친 몸으로 온 신경을 모아 한숨씩 내뱉을 수 있었는데, 잠시라도 눈을 감으면 그때마다 번갈아가며 내 의식속에 각인된 동아리 후배님과 아버님의 기사속 모습이 반복적으로 떠올랐다.
두려웠다. 호흡이 안되면 뇌사로 이어지는 메디컬 드라마 속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무서웠다.
하나님께 빌었다. 살려달라고.
이렇게 24시간을 버텨냈다.
다행히 현재 건강을 되찾고 있다.
호흡
지극히 자연스러워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신체의 기능 호흡.
사람이 숨을 쉬는 원리를 보면, 가슴에 힘을 주어 흉곽이 바깥으로 늘어나게 해야 한다. 그래야 횡격막이 가슴을 대기압보다 낮은 음압 상태로 만들어 산소가 자연스레 폐로 들어가는 구조다.
사방에서 가슴을 짓누르는 상황이 되면 흉곽이 늘어날 수 없어 외부 공기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이때 몸 안에 쌓인 이산화탄소 배출보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다발성 내장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 폐부종으로 체액이 차오른 것이다. 폐포에 액체가 쌓이는 증상이다. 폐포는 폐가 형성하는 공기주머니인데 호흡 중에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공기 대신 액체가 채워지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한숨
한숨
감사하자
살아있음을 -.
그리고 쉬어가자
서두르지 말자
조금은 여유를 가져보자
숨이 차오르지 않게 -.
+덧글(2023.10.)
지난 봄, 직장 동료와 약속이 있어 광화문에서 을지로입구까지 걸어갔다
시청앞을 지나는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있어서 잠시 들렀다
거의 끝에 다달아 “신”씨를 찾아 후배님의 영정사진 앞에 서성이고 있었는데
캡 모자를 쓰신 중년의 여성분께서 국화 한송이를 건네주셨다
“신XX”이랑 아는 사이냐고 물으시길래 학교 선배라 말씀렸더니
“저 XX 엄마예요”라 말씀하시는 순간…
하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쏟으며
모르는 사이인데 서로를 부등켜 앉고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같이 한참을 울었더랬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10/20/RAUJDYYX7REE7DYBDUDLVBDA3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