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말이 없었다
다른 얘길 해버렸다.
지나고 보면 이유는 희미해지고
던져진 말과 행동의 잔상만 남았다.
“왜”는 사라지고 “어떻게” 싸운 지만
해마 속에 박혀 무안함이 사라지질 않는다.
그러니 다른 얘길 해버렸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다
멋쩍게 웃어버렸다.
“오빠 먼저 사과해”
“으응, 미안”
“오빠 내가 미안해”
”아니야, 나도 잘한 거 없지 뭐”
관계의 시소는 그렇게 움직였다.
어느 날은 빠르게 어느 날은 느리게,
한쪽으로 기울어 멈춘 줄도 모르고,
누군가는 뛰어내려 상처를 주기도 했다.
네 잘못에 무게를 둬봐야,
기울어진 반대편 내 몸은 허공에서 헛발질할 뿐이었다.
너는 힘을 빼고 나는 힘을 줘 균형을 맞췄다.
우리 둘의 시소는 중심을 잡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그렇게 우린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