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희망퇴직

by 연쇄상담마


“저는 안 쓰겠습니다.”

간단한 한마디와 함께 면담은 끝났다.

몇 시간, 며칠, 몇 주, 어쩌면 16년을 끌어온 결심은 물건처럼 매니저의 두 손에 건네졌고,

곧 “미신청1”이라는 숫자가 되어 시스템 속에 박혔다.


“드르럭, 드르럭”

불편한 의자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몇 번을 일어나고 앉았을까? 뭐라도 놓고 온 사람처럼 자리를 두리번거리다 잠시 생각에 빠졌다.

분명 다 건넸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뭔가 남아 있는 듯했다.


두 시간이 흘렀다.

얼음은 녹아 연갈색 액체가 되었고,

커피인지 물인지 모를 그것은 곧 나였다.


남겠다는 결심은

어느새 거짓말이 되어 나를 추궁했고,

창과 칼로 변한 질문은

방패 없는 나를 쉼 없이 찔러댔다.


스스로를 향한 질문과 공격은

희망퇴직 접수 마감 10분 전에서야 멈췄다.


그렇게 내 결정은 번복되었다.

이전 04화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