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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초심으로, 아이들이 가르쳐준 나의 시작

첫 제자들과의 수업, 그리고 나에게 돌아온 다짐

by 앙마의유혹

나는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


코딩강사라는 이름을 달고 나선 지 이제 두 달.

프로그램을 만드는건 해봤지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처음 하게 된 도전으로

그동안은 짧은 특강만 이어오다 8월 중순부터 초등학교 정규 수업을 맡게 되었다.

처음 함께한 학년은 5학년이었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아이들이 나를 성장시켰다

첫 수업은 쉽지 않았다. 준비를 해도 부족했고, 아이들 앞에서 당황할 때도 많았다.
그래도 아이들이 너무나 착하고 성실하게 따라와 준 덕분에, 오늘 드디어 20차시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아직 다른 학년의 수업이 남아 있지만, 이 아이들은 내게 ‘첫 제자’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남게 될 것 같다.

아이들 작품과 소감 속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오늘은 마지막 수업답게 특별히 준비했다.
그동안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아이들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을 시연하며 발표하는 시간.
그리고 수업에 대한 소감을 글로 남기게 했다.

아이들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그동안의 집중과 노력이 묻어 있었고, 소감문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재미있었다’, ‘더 배우고 싶다’는 말들을 읽으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내 수업을 지루해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따라와 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롤링페이퍼가 울컥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순간, 한 반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쓴 롤링페이퍼를 내밀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에 순간 울컥했다.

작은 종이 위에 꾹꾹 눌러 적은 글씨마다 마음이 전해져 왔다.

그 롤링페이퍼를 집으로 가져와 다시 펼쳐보니, 오늘의 뿌듯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아이들이 남겨준 말들이, 그저 ‘기억’이 아니라 앞으로 나를 지켜줄 작은 등불이 될 것 같았다.

초심을 잃을 때마다 오늘의 마음을 다시 꺼내고 싶다


코딩강사라는 길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날 것이고, 분명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찾아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오늘 받은 롤링페이퍼와 아이들의 소감을 생각하자.

거기 담긴 ‘선생님 덕분에 재미있었어요’, ‘또 배우고 싶어요’라는 말들은,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잊지 않게 해주는 초심의 기록이니까.


오늘, 아이들과 함께한 마지막 수업은 나에게 단순한 ‘마무리’가 아니라, 앞으로의 길을 지켜줄 출발선에서의 다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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