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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3시간전

공주 제민천 길 _ 유영하듯 천천히 걷는 길

공주 제민천 길


공주 제민천 길을 천천히 걷는다. 제민천의 윤슬이 빤짝인다. 물이 돌다리에 부딪혀 소곤소곤 재잘재잘 말을 건네듯 몽글한 소리를 낸다. 제민천 길을 걸으며 투명한 물 안에 노니는 작은 물고기들을 본다. 나 또한 한 마리의 물고기 되어 제민천 길을 유영하듯 걷는다. 천천히, 부드럽게, 자유롭게.  



길을 걷다 오래 자리를 지켜온 식당 고가네 칼국수 문 앞 정원에 잠시 들른다. 작은 연못에는 여전히 빛깔 고운 잉어가 헤엄치고 있고, 정겨운 장독대가 눈에 보인다. 공주 제민천에 왔다면 꼭 한 번 가볼 만한 식당. 평양만두전골이 일품이다. 슴슴한 맛. 세상의 번뇌가 사라지는 듯한 맛. 수육도 부드럽고 맛있다.



공주고등학교 근처 식당 '주연이네'도 좋다. 백반 정식의 반찬이 정갈하고 맛있다. 돈까스도 깔끔하다.



제민천길에는 아담하고 예쁜 카페가 많다. 편하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면 카페 바흐를 추천한다. 날씨가 좋다면 테라스 자리에 앉는 걸 권한다. 사장님이 키우는 고양이가 따사로운 햇볕을 쐬며 졸고 있다.



햇볕을 쐬며 앉아 있기 좋은 곳이 있다. 제민천 길 옆 국가보물 반죽동 당간지주가 있는 작은 원이다. 일광욕과  광합성하기 좋은 두툼한 나무 의자들이 있다. 돗자리가 있다면 바로 이 공원에  깔고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추천한다.



공주 제민천 길은 올 때마다 뭔가 따스히 안아주는 것 같은 . 이곳에서 걱정과 시름은 옅어지고, 대신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한가로움을 회복하고, 마음 한 켠에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으로 생기가 스며든다. 다시 다정한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갈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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