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엄마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란다. 내 앞의 엄마는 여전히 엄마이고 나는 나인데. 엄마는 칠십을, 나는 사십을 향해 가고 있다. 예전에 이러한 나이는 얼마나 아득하고 동떨어진 숫자였나. 언젠가는 오십과 팔십의 나이로. 환갑과 구순의 나이로 마주하게 될 날도 있을까.
세월이 흘러감과 같이 늙어가는 것에 아쉽고 헛헛한 마음이 들다가도, 그랬으면 좋겠다. 엄마와 아들로 조금 더 오래 마주할 수 있었으면. 서로 어색하게 같이 늙어가도. 그래도. 여전히 내 앞의 엄마는, 변하지 않는 엄마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