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성격별] : 신빙성? 그딴 거 없고 주관성만 있어요.
법률사무원 에세이를 쓰지 않은지 4개월이 되어간다.
그동안 다른 책과 프로젝트를 준비하느라 많이 바쁜 것도 있었는데 이틈에 홍보를 하니 가서 펀딩 좀 해주세요.
아무래도 소설이나 갬성 에세이를 쓰기보다는 요렇게 직장 이야기를 하는 것도 나름 나에게 해소인지라 오랜만에 법률사무소 이야기나 해보려고 한다.
근래 들어 매우 바쁜 나날이 반복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즐거움은 장착하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주위에 나쁜 사람도 없고, 범죄자도 없는데, 이상한 놈들만 잔뜩 있다 보니 변호사를 추천해줄 일이 많아져 이곳저곳에 변호사님을 추천드리게 된다. 변호사를 추천해주면 상담 잘했다, 변호사님이 좋으신 것 같다. 하는 이야기도 듣지만 가끔은 조금 이상하다, 불친절하다 라는 평을 듣기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는 한다.
뭐 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이 넘는데 각 개인의 입맛에 맞는 변호사를 어떻게 구하겠냐 하면서 하소연을 할 수도, 그냥 별일 아닌 척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래도 불편하고 지루하고 개빡치는 소송을 견디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필요하다(필수는 아니지만!) 어쨌든 오늘은 상체 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써보는 나에게 변호사가 필요할까? 시리즈 첫 번째 성격별 변호사 추천이다. 사실 MBTI별로 추천하면 조회수도 오르고 주변에 홍보도 될 것 같기는 한데, 내가 MBTI를 잘 모르기도 하고, 굳이 모르는 내용 적어가면서 까지 쓸 글은 아닌지라 성격별로 나눠봤으니 알아서 확인하기 바란다.
다음 시리즈는 언제 할지 모르겠는데, 내일 하체 하면서 고민해보겠다.
* 하단에 제시되는 성격상 나오는 변호사 유형이라거나 의뢰인 유형은 실제 사례가 아닙니다. 만약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전부 우연일 뿐이고,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므로, 그냥 운명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 이런 성격은 부가적으로 어떤 성향이 따라오는지에 따라서 변호사를 추천할지 안 할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기본 베이스로 꼼꼼을 깔게 되면 변호사를 추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 왜냐하면 소송의 역사상 ‘꼼꼼 = 깐깐’ 이기 때문이다. 일단 변호사 욕도 아니고 의뢰인 욕도 아니지만 둘 다 꼼꼼하면 한놈은 피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아 생각해보니 욕 같네. 그냥 욕인 걸로 해야겠다. 둘 다 꼼꼼하면 한놈은 빡친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일단 변호사는 사람이다. 무슨 뜻이냐면 변호사도 실수를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여기서 실수 안 하는 사람? (대충 아무도 없다는 짤) 만약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이 기계가 아니라 그냥 병신인 거다. 왜냐하면 세상에 완벽한 코딩이 없기 때문에 기계도 반드시 실수가 나오기 때문, 기계가 완벽한다면 그거야 말로 세상말세니까 소송 따위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쨌든 서로 꼼꼼할 경우 불편한 상황이 어디서 형성되냐면, 서면을 검토할 때 발생한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임대차 소송건으로 B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했을 경우 B변호사가 서면(소송과 관련된 문건)을 작성해서 A에게 확인을 받고 법원에 제출을 한다. 그런데 이때 B의 문서에 오타가 발생, 혹은 A가 원하는 내용이 빠졌을 경우에 상황이 극에 달하기 시작하는데 요 상황을 살펴보자면 A의 입장은
1. 문서에 오타가 있다 = 전문적이지 못하다 = 이 사람 변호사 맞나?
2. 내가 말한 내용이 안 들어가 있다 = 내 말에 집중하지 않는다 = 이 사람 변호사 맞나?
3. 이 사람 변호사 맞나? = 음... 이 사람 변호사 맞나? = 이 새끼 변호사 맞나?
이런 순서를 거치면서 오해가 싹트고, 언성이 커지고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왜 사랑하지 못하고.
사실 위 사례는 조금 극단적이기도 하고, 꼼꼼에 예민과 까칠을 섞을 경우 나오는 케이스인 것도 있지만 막상 겪으면 진짜 어후... 가 아니라 조금 불편한 경우인데, 이에 대한 나름 사무실 입장에서 답을 조금 하자면,
1번의 답, 문서에 오타는 있을 수 있다
2번의 답, 네가 말한 내용이 안 들어간 건 몇 가지 경우가 있는데,
1) 지금 말할 타이밍이 아니거나
2) 소송에 도움이 안 되는 말이거나
3) 진짜로 까먹었거나 등등이 있다.
소송도 어찌 보면 전략 싸움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이 증거를 지금 꺼낼 필요가 없는 경우가 있어서 타이밍에 맞게 꺼내는 게 중요하므로 처음부터 와장창 남발할 필요가 없는 소송이 있다. 그리고 가끔 들어보면 이 이야기는 굳이 소송에 도움이 안 되는데 하는 이야기는 서면에 넣지 않는다. 그런데 A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서면에 들어가지를 않으니 화가 나는 것일테고.
3번의 답, 이 사람은 변호사가 맞다. 아니면 애당초 개업도 못했고, 설사 변호사가 아닌데 개업해서 사기 치는 사람이었으면, 진짜 믿고 맡겨도 될 정도로 사기를 잘 치는 놈일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가 있어서 단순하게 꼼꼼하고 착한 성격이라면 뭐랄까, 조금 예민함이 첨가되면 상당히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다. 순서 없이 너무 나쁜 점만 적기도 했는데, 좋은 점을 적자면 배울게 많다...? 꼼꼼하다를 성실 혹은 뭐랄까 아주 그 유명한 그 10....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사실 좋은 점은 잘 모르겠다. 물론 요것도 형사냐 민사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 아 이거 주제 잘못 정한 것 같다.
결론은 꼼꼼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
1) 나는 이 사건을 변호사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는 타인에 대한 믿음이 있다
= 변호사 추천
2) 난 널 믿었던 만큼 난 내 변호사도 믿었는데 난 아무런 부담 없이 너에게 변호사를 소개 시켜줬고, 그 어느 날 너와 변호사가 심하게 다투게 된 이후로
= 사건에 따라 변호사도 좋지만, 서면 작성이 가능한 법무사도 괜찮다. 물론 사안이 급박하거나, 형사사건이거나, 웬만한 법리로 해결이 안 되면 변호사에게 가는 것을 추천하지만 말이다.
: 털털에도 전제가 좀 붙어야 하는데, 털털한데 돈이 많거나, 털털한데 돈이 없어서 잃을 게 없거나 로 나눌 수 있겠다. 일단 이 성격은 사회에서나 소송에서나 굉장히 편하고 좋다. 사건을 맡기게 된 후 별다른 터치가 없기 때문인데, 기본적으로 민사소송의 경우 기일에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태반인데(법원에서 요구하지 않은 이상) 변호사 사무실에서 어느 날 언제 기일이라고 안내를 해주지만 별 신경을 안 쓴다. 그리고 소송에 필요한 비용(인지대나 송달료, 추가 납부 비용 등)도 쿨하게 납부한다. 아 벌써 설렌다. 타임테이블로 보게 되면,
사건 수임 => 소장/답변서 등 서면 접수 후 소송 진행 => 선고
처럼 간단하게 진행된다. 물론 요것도 사건 유형에 따라 정말 다르지만, 아 망할 그냥 사건 유형에 따라 나눌걸. 어쨌든 민사의 경우를 예를 들면 위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고, 형사의 경우도 고분고분하게 공판기일에 잘 참여하는 편이다.
사실 소송을 겪고 있는 사람이 이런 털털한 성격을 갖기란 쉽지가 않다는 걸 알고는 있다. 이런 성격의 경우는 소송을 많이 겪게 되는 건설사나 보험회사에서도 꽤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경우가 태반일 텐데 보통의 사람이 이런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는 그냥 포기했거나, 아니면 변호사를 믿거나... 인가?
결론은 털털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
민사/형사 대부분 부드럽게 흘러간다(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 변호사 추천
그렇다고 아무 변호사 추천할 수 없으니, 본인이 처해있는 상황에 맞는 변호사(부동산이면 부동산전문변호사, 이혼이면 이혼소송전문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을 추천한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알고 싶으면, 변호사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들어가서 비슷한 사건을 맡아본 변호사에게 맡기는 걸 추천한다.
: 이런 경우는 자주 없는데, 요즘 내가 우울해서 적어봤다. 당연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당사자라면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은 경우가 99%일 텐데(나머지 1%는 글쎄... 비송사건에서 일반 행정사건 등은 별생각 없이 할 수도 있을 법하다) 이 성격에 가장 피곤하고 안 좋은 점이라면 상담할 때 정말 온갖 하소연을 하게 되는 경우다. 물론 소송을 진행할 때 이 사건과 관련된 A to Z를 아는 게 좋지만 Z를 넘어 Z1, Z2, Z3 까지는 알 필요가 없는데, 정말 온갖 TMI와 내가 왜 힘든지, 근데 왜 내가 힘든 걸 몰라주는지, 왜 안알랴줌인지 정말 말을 많이 한다. 실제로 변호사님이 분명 점심 먹고 상담을 들어갔는데, 저녁 먹으러 나온 경우가 몇 번 있었다(물론 변호사님이 중간에 끊고 나올 수도 있었으나, 요것도 변호사님 성격별로 다름). 어쨌든 이런 피곤한 의뢰인은 보통 가사사건에서 많이 나오는데(특히 이혼), 왜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 배경을 설명하려다 보니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부터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이혼사건과 별개로 말이 정말 많은 사건이 있는데 다름 아닌 국선사건이다(국선변호사로 지정되어 진행되는 사건). 가끔 국선의뢰인이 사무실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와... 정말 말이 많다... 이게 뭐라 하는 게 아니라 국선의뢰인 대부분이 연로하시고 아프신 분들이 많은데 정말 오늘 하루 체력을 이 이야기에 모두 담아낸 것처럼 말을 많이 한다. 근데 안타까운 건 별로 영양가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
이래저래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선은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 테니 일단 우울한 의뢰인을 대처하는 법이라면, 당연스레 친절과 미소겠지만 가끔은 현실을 깨닫는 말도 필요하다. 굳이 뭐 예를 들건 없고.
우울한 성격의 의뢰인에게 추천하는 변호사는 성차별적 발언은 아니... 아니다 맞는 것 같은데 어차피 볼 사람도 없으니까
젊은 변호사나 여성 변호사를 찾아가는 걸 추천한다.
굳이 변명과 이유를 좀 덧붙이자면 여기서 말하는 젊은 변호사는 개업한 지 얼마 안 되고 시험에 합격한 지 얼마 안 된 변호사를 이야기한다. 개무시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초창기 스타트업이나 다름없는지라 의뢰인 유치를 위해 친절하게 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동네에 새로 개업한 카페를 생각하면 된다. 가면 사장이 대부분 젊은 남녀이고 서비스도 왕창주고 겁나 친절하다.
여성변호사는 조금이 아니라 많이 차별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냥 느껴보고 겪은 바로는 여성변호사님들이 굳이 필요 없는 이야기까지 다 들어주시는 넓은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 많아서? 물론 가챠 잘못 돌리듯이 낮은 확률로 싸가지 없고 젊은 변호사를 만날 수 있지만 이건 그냥 운이 없는 거라고 생각하자.
다른 성격도 많은데 쓰다 보니 성격보다는 소송별, 사건별 다르게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여기까지만 쓸까 한다. 성격별 유형은 나중에 생각나면 더 추가하겠다.
여담으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건과 처해있는 상황마다 다르지만 웬만하면 변호사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두번째 이야기하는데 필수는 아니다) 돈이 없어도 국선변호사 제도와,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여러 가지 제도가 있으니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활용하여 억울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