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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란 Dec 06. 2021

저 혹시 꼰대랑 일하게 되나요?

꼰대? 되지 않습니다. 법률사무원의 업무환경 2!

꼰대? 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법률 직종이 보수적인 부분이 없지 않게 있다 보니 꼰대들(변호사뿐만 아니라 오래된 직원들)이 있을까봐 무서워하는 경우가 학원에서 꽤나 있었다. 무엇보다 어른(물론 스무 살이 넘으면 다 어른이기는 하지만)들을 상대하는 것 자체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많았다. 쓰니의 경우는 군대에서 별의별 일을 다 하고 온지라 어떤 일을 당해도 크게 동요되지는 않는 편이어서 크게 문제는 안됐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자면 회사마다 다르다.


   사실 변호사라고 해서 특출 나게 꼰대가 있는 건 아니고 일반 회사랑 같기 때문에 꼰대질량보존의 법칙처럼 가는 곳에 꼰대가 있다. 물론 쓰니도 사회생활을 군대에서만 겪었다 보니 흔히 MZ세대라 불리는 신입 직원들이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상사와 이야기를 하는데 눈은 컴퓨터 화면에 고정된 채로 입만 대화를 하고 있다든지... 매번 이게 맞는 건가 내가 이상한 건가 하면서 자신과 싸우는 중이다. 어쨌든 꼰대는 어디에도 있고, 없다면 당신이 꼰대라는 것. 기억하자.

당신도 누군가의 원수였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흔히 전관 변호사라 불리는 검사, 판사로 꽤 오래 재직하다가 나온 변호사들이다. 편견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전례가 모두 그랬으므로 전관 변호사들은 아무래도 대접받거나 했던 것들이 당연하게 느껴졌던 지라 일반 사람들의 상식하고 맞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개인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차를 주는데 취향 따라 어떻게 주는지(사실 이 경우는 군대에서 하도 겪어서 쓰니에게는 그다지 큰일이 아닌데 다른 사람들은 경악하더라) 등 만약 당신이 정말 꼰대 문화를 싫어하고 혐오할 정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면 전관 변호사 사무실은 피해 가는 것을 권유한다(물론 요것도 케바케!).

큰일은 아니지만 빡치는 건 똑같다

    꼰대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쓰니의 경우 2018년 말에 전역을 하면서 군대가 크게 바뀌기 이전에 전역을 한 사람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큰 변화란 일반 병사로 입대하는 사람들의 복지인데, 휴대폰을 하거나 평일 외출을 하거나 그런 일들이다. 진심으로 그전에 전역해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게 군대에서 마지막에 했던 일이 보안과 관련된 업무인지라 저 일들 처리하려면 벌써 살이 떨린다. 거두절미하고 군대 때문인 것도 있고 개인 성향인 것도 있지만 적당한 상하관계가 있는 꼰대사회를 좋아한다. 특히나 싫어하는 것이 수평적 문화인데 일반 사기업이나 다른 업종이라면 모를까 법률시장에서 수평적 문화를 쓰려는 곳이 몇 군데 보이는데 왜 그럴까 싶다. 일단 기본적으로 주로 하고 있는 송무 업무를 예를 들면 

1) 변호사가 서면을 작성 
2) 직원에게 전달 후 오타 수정
3) 전자소송 혹은 우편으로 제출, 

위 순서가 기본적인 스타일이다. 직원은 변호사 또는 사무장에게 업무를 지시를 받아 일을 하는 사람인데 수평적 문화라니(!)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에 오래 재직한 사람은 대우를 받는 게 맞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또한 맞다고 생각하는데 새파랗게 젊은 애가 들어와서 윗사람한테 00님이라고 칭하면 미칠 것 같다(나만). 역시 꼰대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벗어나고 싶지 않다.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수평적 문화가 주는 이점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는 아직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나는 일하는데 넌 왜 누워있냐?

    참고로 이 직종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오히려 꼰대는 변호사보다 직원 중에 많다는 것이다. 차별적인 발언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법률사무원은 여자가 많은데 같은 여자들끼리 싸우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군대에서 전쟁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느껴질 정도로 살벌하게 싸운다. 나름 겁 없이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옆에서 듣는 것도 무섭더라. 휴-

그래도 싸움 구경은 늘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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