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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다정한 시옷
Nov 20. 2024
인사이드 아웃에 왜 '인정이'는 없을까
제목을 보고 이 글을 클릭하신 분 중에 특히 <인사이드 아웃 2>를 보며 울지 않으셨는지 묻고 싶다.
나는 운 사람이다.
역시
라일리의 뇌 통제센터에 등장한
친구들 중 가장 강력한 캐릭터였던
불안이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그 녀석이 만들어 낸 '난 부족해
(I 'm not good enough)
'라는 자의식
때문이다.
나도 부족해. 나도 그래.
충분히 사랑스럽고 멋진 아이라는 사실을 라일리만 모르듯
나도 나만의 색으로 멋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
그렇다고
내 안의 목소리가 줄기차게 불안과 부족만 외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성취,
내가 생각해도 열심히 살아온 삶,
그걸로 충분하지, 괜찮지 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해주었다.
내가 나에게 한 말은 진심이었을까?
하지만 지금 쓴 문장 역시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성취'가 가장 앞에 있지 않은가.
다른 사람의 시선 없이,
스스로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지지하는 일
이 이렇게나 어
렵
다.
라일리는 그래서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불안이를 통제할 수 있으니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쩌면 자신의 충분함을 알아채지 못해 2프로 아쉬운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마음속에 자라난 긍정적인 자의식과
그것을 알아채고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
다.
부정적인 자의식이 생겨
났
지만, 그런 줄도 모르고
내내 타인을 부러워만 한다든가 지나친 성취를 지향한다던가 하는 사람들이 그 예다.
'
인정이'의 탄생이 필요하다.
긍정과 부정을 떠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줄 수 있는 마음 친구 말이다.
인정이는
언제 태어나는가?
그건 모른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영영 태어나지 않는 비극이 생기기도 한다는 걸 우리는 알잖은가.
9
나의 경우에 아주 다행히, 마흔
즈음되어서야 인정이가 탄생했음을 깨달았다.
아
직은 유아기에 해당하는 '인정이'랄까. 키워나가야 할 일이 여전히
남았다.
사실 지난여름에 열한살이와 보러 갔던 <인사이드 아웃 2>를 생각하면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다 쏟아버린 팝콘이 생각난다.
팝콘 사이즈도 컸는데, 그걸 다 주워 담는 열한살이의 얼굴은 불안이의 색깔과 똑같았다. 사춘기가 코앞인 아들은 다른 사람 주목을 받는 게 싫을 뿐 아니라 창피당하는 상황은 더 싫은데 엄마가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나는 좀 그런 편이다.
실수가 많고, 같은 일을 두 번 하기도 다반사다.
아이에게 조금은 못 미더운 엄마다.
하지만 아들에게 사과할 줄 아는 엄마고,
그런 실수가 큰일은 아니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엄마다.
게다가
영화의 첫 장면을 미리 체험시키며 영화 속 인물의 감정에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하지 않았냐 말이다.
(라일리의 친구가 된 그레이스가 동전을 와장창 쏟으며 영화가 시작된다, 우연하게도!)
불혹이 된다는 건
아무것에도 미혹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미
혹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기 자신이 된다는 말이다.
그것은
인정이가 있을 때 가능한 일,
그래서 나는
내 안의 인정이를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일을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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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인정이와 살아야 할 나이
01
인사이드 아웃에 왜 '인정이'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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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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