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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정은 Feb 19. 2020

그래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건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런던&아이

뉴몰든으로 이사 온 이후 칠드런 센터(Children's Centre)에 자주 가고 있다.

하루 종일 딸아이와 집안에만 있기 무료한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더 아이에게  다양한 체험놀이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집에선 물감놀이 한 번 할 때마다 카펫에 묻을까 전전긍긍해야 하고 하고 난 이후에는 집안 곳곳에 뭍은 물감들을 지우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 만 3세가 되지 않아 무료로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아이에게 유치원을 미리 경험해보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참 맘에 든다. 돈을 내면 미리 다닐 수도 있지만 그 가격이 꽤 만만치 않다.  비록 다른 플레이 그룹처럼 엄마들에게 커피나 차를 주진 않지만 매주 주제별로 새로운 만들기에 다양함 촉감 놀이, 야외에서 할 수 있는 놀이까지 엄마랑 있으면 해주지 않는 것들을 이곳에는 할 수 있어서 좋다. 아이에게 먹는 것만 주력하던 나는 아이가 20개월이 넘은 후부턴 밥 먹이는 것보다 보는 거, 만지는 거, 느끼는 거에 집중하게 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트리 만들기를 하는 딸아이

칠드런센터의 경우에는 매번 새로운 활동으로 집에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어서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편이다.


몇 가지를 나누자면, 생크림으로 케이크 만들기, 파스타 면발 가위로 자르기, 부드러운 톱밥으로 장난감 파충류 키우기, 자동차 세차장 등 다양하지만 집에서도 시도해볼 만한 것들을 해서 비 오는 날 혹은 밖에 나가지 못하는 날이면 아이와 종종 집에서 다시 해보곤 한다.

실내에서 하는 모래놀이

이곳 뉴몰든 췰드런 센터에는 중국인 엄마, 영국인 엄마, 인도 엄마 등 다양한 인종의 엄마들이 온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자주 오는 한국인 엄마는 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유난히 낯설고 가서도 할 일이 없어 아이의 뒤만 쫓아다니며 참견하기 바빴다. 그러다 어느 날 눈을 들어 주변을 둘러보다 그곳에서 아이의 뒤만 쫓아다니며 참견하는 엄마는 나와 중국인 엄마 둘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거,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없는 놀이에 집착하며 아이를 끼워 넣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아이에게 유리하고, 도움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정작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아보지도 않았던 엄마였던 것이다.

아이가 원하고 즐거워하는 일 그게 바로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과연 나는 깨달은 만큼  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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