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다.

확진자의 격리생활

by 익소라

2022년 2월 24일 새벽 4시다. 2시부터 깬 잠이 다시 들지 않아 불을 켜고 몸을 일으켰다. 수면 음악을 듣는데 선율이 더욱 선명해졌다. 활동량이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부쩍 수면 시간이 짧아진 것은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바로 전부터 있던 일이다. 창 밖은 아직 캄캄하고 비 내리는 소리가 창 틈으로 들어온다. 촉촉이 젖은 아스팔트를 달리며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도 가끔 들린다.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한 시간이 늦다. 계절은 지금도 여름.


허락도 없이 내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는 모른다. 알려진 증상과 진단기에 그어진 두 줄의 양성 반응을 보고 유행병에 걸렸구나 하고 격리를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든 오미크론이든 변종 바이러스든 적합한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의 처방과 재택치료를 하고 있다. 지난밤부터는 맛과 향에 대한 감각을 잃었다. 벌써 나의 신경계까지 침투했다는 의미인가. 지인 중에는 미각과 후각을 잃었다가 회복했다는 이도 있고 또 누군가는 몇 개월이 지났는데 돌아오지 않아서 후유증으로 남았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


한국에 계시는 엄마에게는 알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들켜 버렸다. 팔순이 넘으신 분이 걱정하는 모습은 아픈 나보다 더 안쓰럽기 때문이다. 처음 해외생활을 하던 십오 년 전과는 달리 무료 통화를 할 수 있어 좋았는데 이것 때문에 들통이 나버린 것이다. 목소리가 굵어졌으니까 말이다. 한국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작은 아들은 걱정이 되는지 퇴근 후에 매일 전화를 한다. 엄마가 오히려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 갑자기 울컥…. 문 밖에서 지켜주는 남편과 큰 아들도 있다. 걱정해 주는 친구들도 있다. 모두 사랑이다. 감사하다.


격리 4일째에 접어들면서 방금 뱉은 가래의 색깔이 노랗게 변한 것을 처음 발견하였다. 기침을 하면 가슴까지 텅텅 울려서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전까지는 침의 색깔이 투명했지만 점점 끈끈해지는 변화가 보였다. 가래가 푸른빛을 띠면 더 악화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몸은 어디까지 방어를 할 수 있을까. 해야지 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