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윤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에서 감독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운동단체들에서 주장하는 실천 방법들을 돌아본다. 실천 방법들에는 주로 생활 습관 바꾸기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5분 샤워, 전기 끄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비중의 환경오염 요인은 따로 있었다. 바로 공장식 축산업이었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먹는 물의 양과 식량의 양은 사람이 하루에 먹는 양의 1000배에 달했다. 또한 각 축산들이 뽑아내는 배설물은 해양의 상당 부분을 죽음의 영역 (death zone)을 만들어냈다.
- 감독은 지속 가능한 섭식을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섰다. 결론은 채식이었다. 한편 감독이 담아낸 장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자급자족식 축산을 통해 육식을 이어가는 경우였다. 직접 오리를 키워 때가 되면 직접 목을 베고, 털을 뽑아 음식으로 상에 올렸다. 오리 도축 과정은 다큐멘터리 한 장면으로 보는 것조차 감당하기 힘들었다. 아무리 먹기 위해 키우는 동물이라도, 키우는 동안 생명과 생명 간의 연결선이라는 게 있다. 그러한 연결감을 끊어내고, 생명의 목을 치고, 생명이 흘리는 피를 감당할 수 있을까. 너무 잔인했다. 동시에, 이러한 잔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생명이 살아가는 것을 화면 상으로 조금이마나 접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공장식 축산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끊임없이,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수많은 생명들이 인간의 손에 베이고, 학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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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사는 생명 중 99%가 인간과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동물이라고 한다. 오직 1%만이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인간 외 생명이라니.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김한민 작가가 말했듯, 오늘날의 거대한 노예 집단은 다름 아닌 인간 외 생명들이다. 그들은 인간의 먹이로, 인간의 희락을 위한 접대부로, 관상용으로 노예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자격은 오직 주인에게만 주어진다. 운이 좋게도 나는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다. 나는 그러한 선택할 수 있다는 천운을 타고 태어난 한편, 누군가는 선택할 수 없는 노예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천운을 타고난 나는 적어도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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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작년 4월부터 비건적 삶을 실천하고 있다. 이제 1년이 넘어가고 있다. 헤비간식러인 나는 연구실의 과자를 자꾸만 까먹은 같은 실수들을 반복한다. 그럼에도, 매일 도시락을 싸고, 채식 식당을 찾아가고, 비건적 삶의 반경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삶의 반경을 점차 비건적으로 넓혀가는 요즘, 관련된 내용들을 접하면서 더욱 느껴지는 연결감, 착취 구조의 교차성이다.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에서 여성에게 성녀와 창녀의 이미지를 강요하듯, 비-인간에게는 자연의 성스러움(성녀)과 동시에 먹거리나 애완용으로서의 도구화(창녀)를 당연시한다. 그렇기에 더욱 비건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지금 먹고 있는 고기 한 점이 얼마나 많은 존재들을 모욕하고 있는 행위인지 연결 지어 성찰해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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