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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ndtic Hannahism Jun 29. 2023

인간말종과 케이지를 벗어난 실험 쥐

 하이데거의 현존재가 자신을 잃고 살아갈 때


인간 말종은 자신의 삶은 사랑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삶을 사랑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삶을 견뎌 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말종은 주어진 이번 생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순전히 태어나 SPF에 준하는 환경에서

지정된 케이지에 들어가 지정된 사료만 먹으며

알 수 없는 적절한 treatment인지 혹은 infection인지 모르는 처치를 당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창살을 탈출한 존재가


삶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것과

왜 견뎌야 할지 모르는 삶의 의미상실의

순전한 무능을 '말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존 로크는 인간이란 tabula rasa와 같아서 경험치 못한 것은 알 수 없다 하였다.

본유관념적 자기 삶을 사랑하는 것이 존재할 수 없는 현존재도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케이지 안에서 그 탈출전의 존재가 알 수 있었던 앎의 범위는 먹을 수 있는 사료와 주어지는 교육과

알 수 없는 갈취 혹은 처치일 뿐 사랑이라든지 삶이라든지 그런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거기서 하던 들은 말과 바라며 외치던 말은 서로에게 logos가 아니라 소음이며

되뇌던 생각은 죽지 않기 바라던 소망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탈출한 존재는 돌아가면 생의 여부와 상관없이 용재자에서 전재자가 되어

expired라 적힌 냉동실에 눈이 떠져있을지 감겼을지 모른 채 보관된다.


현존재가 되고 싶었으나 그 세계 안에서는 용재 자냐 전재냐로만 구분되어 살아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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