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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ndtic Hannahism Jun 29. 2023

암베드카르가 내게 기억나게 한 것들

21살 인도에서 불가촉천민과 지냈던 날들


1.

'만약 헌법이 오용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나는 그것을 태우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다.'


2.

'힌두교도로 태어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나는 힌두교도로 죽지는 않겠다.'



인간이 인간다울수 있도록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

인도 헌법의 아버지라 불리는

암베드카르를 사랑한다.


비록 힌두교에서 불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적었다 한들 사람의 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불가촉천민들이 사람답게 살게 하고자 했던

그가 피로 전한 말들을 사랑한다.


나는 종교를 좋아하지 않기에

그가 불교라는 도구를 이용하였다만

도구보다 그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종교를 통해서 그가 전하고자 했던 그 마음을 사랑한다.


나도 불가촉천민들과 더불어 지낸 적이 있다

나와 다른 게 없다 그저 얼굴에 문신이 좀 있다는 것뿐. 말라리아를 예방할 약이 있어도 먹지 않는 사람들과 전기도 없고 문도 없는 집에서 그저 나무에 불을 피워 잠을 잤다.


큰 우울에서 물을 힘겹게 들어 올려서 씻었다. 첨에는 심히 가려웠다. 사람이 사람답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논에서 일을 하면 거머리가 내 다리에 붙어 통통히 살을 키웠다. 처음에나 그런 일들에 놀라곤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는 덤덤해졌다.

내 눈에 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일상이었고 무엇하나 불평한다거나 혹은 행복해한다거나 하는 호들갑 떨 것이 없었다. 그러니까 과장할 것 없이 너무나도 평범한 그들의 일상이었다


거기서 내가 무슨 뿌듯한 감동을 느낄 것이 없었다

그들의 그저 진행되는 일상에서 이방인인 내가 며칠 고생했다고 감히 무언가를 느낀다는 것이 교만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따금씩 부끄럽기만 했다.


그렇게 Horn please이라고 쓰여있는 큰 트럭이 시끄럽게 지나가는 길 옆 우물에서 아무렇지 않게 머리를 감곤 했었던 21살의 날이 기억이 났다.

불평도 감탄도 없이 그냥 삶이구나 하고 지냈다.


암베드카르는 그저 그런 사람들의 삶에 사람다움을 전해 주고 싶어 했다. 그때는 어려서 그 삶을 지켜보기만 했지만 지금은 작은 부분에서도 저항하고 투쟁하고 싶다. 힘없는 자의 좋은 고통 나누는 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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