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꼬마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작은 발걸음, 나를 만나다 - 오 피노
김꼬마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이 33일 차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써서 기억이 남아있을지 모르겠지만^^;;
팔라스 데 레이에서 오 피노라는 마을로 갑니다.
원래는 아르주아까지만 갈 예정이었지만, 같이 걸었던 일행들이 오 피노에서 마지막 도착지인 콤포스텔라까지
가기로 하여, 그들과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약 15km 정도 더 걷기로 합니다.
마지막이니, 한번 길게 35km 정도 걷기로 합니다. 그래도 걸음이 느리니 서둘러 가봐야겠죠? Vamos!!
아무래도 먼 길을 가기 위해서, 아침 7시에 출발을 ㅎ바니다.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서 어김없이 카페 콘 레체를 시키고 빵을 하나 주문하여 순례길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날은 춥기도 하고,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사진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일행들 쫓아가느라 핸드폰을 꺼내기도
바쁘고, 손이 시려서 장갑을 벗었다, 꼈다 정신이 없습니다.
해가 조금씩 얼굴을 내비치는 모습을 스페인 여행 이후로는 가물 가물합니다. @.@
조그마한 마을들을 지나면....
또 하나의 조그마한 마을이 나오고...
또 또 조그마한 마을이 나오고...
이제는 숲 길을 만나....
또 만나고...
같은 사진인 마냥... 같은 풍경이 계속됩니다.@.@
이제 순례길 이정표는.. 거의... 100m마다 나오고...
하지만... 며칠 남지 않아서 마음은 무겁지 않습니다.
저기다!!!인 줄 알았지만... 35km 건 지 오래되었기에... 아직 멀었습니다.
슬슬 어둠이 찾아옵니다. 속도를 내어봅니다...
어어?? 아직 10km 남았는데... 해가 잠들러 갑니다...
같이 걸어주었던, 누나가... 저 버리고 간답니다...@.@;;
발을 질질 끌면서 쫓아갑니다..
금세 어두워진 길은.. 보이지 않고.. 그냥 앞만 보고 걷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에..
이 날 걷는 사진은 이 사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
걷는 동안 너무 무서웠습니다.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그리고 짐승들 소리가 나니, 다행히 개소리나, 들짐승 같은 소리가 나질 않아서,
덜 무서웠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을 걸으니, 좀 무섭긴 했습니다.ㅎㅎ;;
저녁 7시쯤 도착하니.. 누나와 제가 꼴찌로 도착하여 다들 저녁밥을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처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또 나눴습니다.
이 날 마지막으로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요 도장받는 칸들이 마지막에는 거의 남아서.
같이 걸었던 이들의 싸인이나 메시지를 적기로 제안해서 받았습니다.
저의 그림이 들어가 있는 거보니, 이건 저의 세요는 아니었던 걸로! @.@
어느덧 마지막을 가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시간들이 다가옵니다.
저는 일정이 조금 여유롭기에, 하루를 라바코야라는 마을을 들렀다가,
마지막 도착지인 콤포스텔라로 향하려고 합니다.
다시 힘들어졌던 길이었던 만큼, 하지만,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아봅니다.
그럼 오늘도 이만.! 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