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24시간 쪼개는 방법 : 3. 업무 시작 전
내가 다니는 회사는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게 9-6가 업무 시간이다. 복직 후에는 집과 가까운 지점에 감사하게도 발령을 내주셔서 출퇴근 시간은 편도 20-30분남짓. 그러면 아침 8시 조금 넘어서 출발해도 늦지 않고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서둘러서 아기를 챙기고 남편에게 어린이집 등원을 부탁한 뒤에 7시 반쯤 출근길에 나선다. 이유는 한 가지다. 쥐어짜도 나오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8시 조금 넘어서 사무실에 도착하면 아무도 없다. 불 켜고 에어컨 켜고 자리로 가서 앉으면 없던 마음의 여유가 조금씩 생긴다. 자리 정리 간단히 하고 처음 하는
것은 ‘경제신문 읽기’. 매일경제신문을 종이로 구독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오면 신문 넘길 때의 바스락 소리가 왠지 맘에 걸려 아무도 없는 이 시간에 후다닥 신문 기사를 훑고, 관심 있는 기사들은 좀 더 깊이 읽는다.
그러면 보통 8시 30분쯤 되고, 직원들이 하나둘씩 사무실로 출근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신문을 접고 ‘모닝페이지’를 쓴다. 루틴 하게 쓰는 아침 일기인데, 주로 감사/확언/오늘의 할 일/지금의 감정을 위주로 쓰고 있다. 감사와 긍정 확언으로 시작하는 이 루틴이 정말 하루를 다르게 만들어준다. 의욕도 생기고, 좀 더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아하는 아침 루틴이다.
모닝 페이지를 다 쓰면 거의 업무 시작 시간이다. 하지만 가끔 5-10분 정도 여유가 있으면 잠깐이라도 책을 편다. 한 챕터, 한 페이지라도 좋으니 일단 읽는다. 여기서도 뜻밖의 인사이트를 얻을 때가 많다. 역시 5분이라는 시간을 무시하지 못하는구나,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이렇게 평일 아침은 항상 일찍 출근-신문-모닝페이지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회사에 왜 그렇게 일찍 가?’라고 물어보는 동료들이 많은데, 회사가 좋아서 일찍 가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누구도 없는 사무실에서 고요하게 나만의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좋고, 또 나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일이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1시간 일찍 출근해서 사무실이나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누군가가 정해 놓은 ‘9시 업무 시작’이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보다는 내가 주체적으로 정해놓은 ‘8시 카페에서 아침 시간 보내기‘로 하루를 시작하면 좀 더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