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5)_OECD 타살률 1위는?

'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by 최순돌

2025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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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첫날이다. 그간 그토록 훌륭하던 학생도 시험 전날 친구들에게 심한 짜증을 내었다는 이야기, 오랜 경력의 노련한 교사도 시험으로 잠을 잘 못 이루었다는 이야기, 갈수록 챙기고 거두어야 하는 물품이 많아져 아침부터 여기저기 수많은 물건들이 오고 가고 또 이고 지고 하는 기말고사 첫날이다.


김윤경 선생님의 책에는 '사회정서학습의 확신 배경'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그것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고상한 품성을 교육하기보다는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만이라도 갖출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다.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학교 총기 사건과 만연한 학교 폭력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안전한 학교에 대한 갈망을 크게 만들었다.'


어디 강연을 가면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다. 여기서부터는 표현이 정말 조심스럽지만, 나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미국이 타살을 유발하는 총기 사건을 배경으로 사회정서교육이 확산되었는데, 우리는 자살이 문제라면 이것은 단지 총기의 유무 때문일까. 어느 한 유튜브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뒷골목을 탐방한 영상도 기억난다. 총을 들고 허공에 탕탕 쏘면서, 우리는 아무도 건들 수 없고 우리가 최고고 우리의 적은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이야기들. 자기와 사회 그리고 인식과 관리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어 가는 것이 사회정서 교육이라면, 미국과 우리의 차이는 사회정서교육의 잘하고 못함에서도 기인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그리고 사회정서적 역량에서 자기 인식이 이 가장 먼저 나오는데, 사회정서적 역량을 순서나 단계적인 것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나라는 자기부터 찾지 못하는 더 심각한 상황인가. 그렇다면 사회적인 문제를 유발하더라도 (총기사건이나 그 비슷한 것은 당연히 없어야겠지만) 자기 인식에 대해서 차라리 지나치게 긍정하기라도 하는 것이 좋은가.'


예전에 내가 소속된 교육청에서 수업과 평가, 그러니까 학생들과 학교에서 함께하는 가장 대표적인 교육 행위에 대해 대표로 발제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말씀드린 이야기가 꽤 반응이 좋았다.


"제가 수능 감독을 갔는데, 듣기 평가를 듣다가 답이 나오면 빨리 체크하고 바로 읽기 지문으로 가서 조금이라도 필요한 정보를 더 찾고 또다시 다음 듣기가 나오면 읽기를 멈추었다가 다음 듣기 문제를 풀더라고요. 제가 영어과 성취기준을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영어과에 '다른 사람말을 듣다가도 자기에게 중요하게 읽어야 할 것이 있으면 끝까지 듣지 않고 갑자기 자기에게 필요한 것부터 읽기'라는 성취기준이라도 있는 겁니까?"


우리 아이들이 총으로 쏘는 것도 아닌데, 한 시험이 끝난 뒤 발산하는 푸념 정도는 다소 무례하더라도 그냥 받아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기말고사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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