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2025년 7월 10일
나의 1급 정교사 자격연수(이하, 1정 연수)는 무척 고된 여름이었다.
개인적인 감상 정도로 고된 것이 아니라,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수원이 있는 우면산 자락이 폭우로 무너지던 해였다. 사당역이 침수되고 부러진 나무뿌리가 창문을 깨고 들어오는 강의실에서 180시간의 1정 연수를 수강했다. 유독 고된 여름과 1정 연수였던지라 이제는 모든 기억이 추억이 되었지만, 그중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마지막 즈음 전체 특강으로 김흥규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학부 시절 한 학기 동안 읽어냈던 김흥규 교수님의 '한국문학의 이해'는 내가 사랑하는 몇 안 되는 전공수업책 중에 하나였다. 작고 얇은 겉모습에 비해, 중요 핵심 어휘마다 한자어로 되어 있어서 뜨문뜨문 읽게 만드는 것이 여간 매력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런 추억이 있는 책의 저자를 만난다는 것은 1정 연수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으로 손색이 없었는데, 그렇게 뵌 김흥규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에 아직도 잊히지 않는 것은 이것이었다.
'비유를 공부해 보세요. 이것만으로도 먹고는 삽니다.'
그 말씀을 듣고 후에 쓴 논문의 제목은 '비유를 활용한 시교육의 정서치료적 가능성'이었다. 그리고 비유를 끝내주게 잘 다루는 선배교사이자 작가를 본받아 동시집을 내고 싶어서, 최대한 날마다 비유를 연습하며 비유에 대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 비유가, 사회정서교육에 대한 공부를 위해 여태 읽고 있는 김윤경 선생님의 책에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패스PATHS 프로그램의 거북이처럼 하기 기술Tutle Technique은 아동에게 충동적인 감정을 조절하고, 스스로에게 적절한 행위 반응을 하도록 지시하기 위한 방법이다. 화가 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상황을 인지하고, 행동을 멈추고 스스로 거북이라고 생각하며 등껍질 속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 진정되었을 때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한다. 이 방법은 부정적인 정서를 느꼈을 때 그 정서를 인지하고, 의도적으로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 준다. 이를 통해 인지적 통제 구조와 정서적 자극 시스템의 연결을 강하게 만듦으로써 정서 통제 능력을 향상시키려고 한다.'
나는 내가 인기가 없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나를 '어느 지방 소도시 중에서도 뒷동산이 있는 낡은 동네에 손님이 오든 안 오든 불을 밝히는 북카페'에 비유하며 살고 있다.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으로 치면, '어느 지방 소도시 중에서도 뒷동산이 있는 낡은 동네에 손님이 오든 안 오든 불을 밝히는 북카페처럼 하기 기술'이라고 불러야 할까? 나는 내가 이 북카페이자 이 북카페의 주인이자 이 북카페에 들어앉는 손님이라는 상상을 할 때 진정이 되곤 한다. 그런데 이게 나만의 특이한 상상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김흥규 교수님은 정말 대단하시긴 하다. 비유를 공부했더니, 사회정서적으로도 어쨌든 먹고는 살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