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2025년 7월 25일
오늘은 단도직입적으로 김윤경 선생님의 책에서 생각해 볼 부분부터 밝힌다.
'학교교육에서 사회정서역량 교육이 중요한 것은 학생의 바람직한 성장과 발달을 나타내는 모든 지표들이 사회정서역량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OECD는 2018년부터 사회정서적 기능을 구체화하고 측정하기 위한 OECD SSES(OECD Structure of Social and Emotional Skills)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도 참여하였는데, 대구광역시 소재 초중등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2019년에 이뤄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 학생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사회정서적 능력 차이가 두드러졌으며, 성별에 따른 사회정서적 역량 격차도 매우 큰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을 쓰는 현재가 오늘의 브런치 원고 마감 30분 전이기 때문인 것도 한몫하겠지만, 나는 오늘만큼은 연구고 공부고 뭐고 좀 비뚤어진 상태다. 한창 의욕적으로 세상의 사회정서를 위해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나아가려고 하다가도, 한 번씩 턱턱 맥이 풀리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결국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으면 사회정서적 능력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사회정서교육이 먹고사는 문제와 별개로 순전한 교육의 영역에서만 다루어질 수 있는가?
나의 비뚦과 비관이 영 허무맹랑하지만도 않는 게, 어쨌든 교육과 경제는 떼려야 뗄 수가 없다. 그리고 사실 모든 교육의 밑바탕이 되는 교육 지표들의 근간은 위에서와 같이 'OECD'에서 나온다.
다들 잘 알다시피, OECD는 '경제협력개발기구'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느 정도가 될 때 어느 정도의 사회정서적 능력이 얼마큼 생기는 것인지는 세세하게 모르지만, 어쨌든 OECD SSES 프로젝트의 결과에 대해서는 다들 저마다의 삶을 통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들 이런 이야기 한 번 들어보지 않았던가? '진짜 잘 사는 애들은 성격도 인성도 오히려 좋다.'와 같은 이야기.
인천에서도 소위 불량한 지역으로 소문난 곳에서 중학교를 다녔던 나.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그 주변의 거주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교육실습을 나간 적이 있다. 내가 중학생에서 대학생이 되는 동안에도, 그 지역과 그 지역의 학생과 학교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데 그 학교에서 뵙게 된 선생님 중에, 마치 예전 외국 드라마인 '천사들의 합창'에서 천사와도 같은 '히메나 선생님'으로 느껴지는 여자 음악 선생님이 계셨다. 빼어난 용모와 피아노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노래가 있으면 이에 응답하여 즐겁게 피아노를 쳐주시던 선생님. 그러면서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주시고 또 사로잡는 분이셨는데,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이런 곳에 오셔서 이런 아이들을 이해하며 교사 생활을 하실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싸이월드 일촌을 맺고 보니, 그 선생님의 거주지는 강남이었으며 몇 장의 사진으로만 보아도 이 지역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충분히 느껴졌다.
하긴 나이팅게일도 영국 상류층 집안의 딸이었고, 심지어 부처는 왕자였지.
배우 송강호는 영화 '넘버 3'에서 '헝그리 정신'에 대한 맛깔난 애드리브와 연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그 대사 중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참는 것도 일종의 훈련이야 훈련.'
그러면서 송강호는 라면만 먹고 운동한 운동선수들을 사례로 들다가 '임춘애'를 '현정화'로 잘못 이야기하는데, 이를 지적한 부하에게 엄청나게 훈련(?)을 시키는 장면이 이어진다.
정말 못 가진 사람들에게는 헝그리 정신이 마지막 남은 에너지원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헝그리 정신은 마치 수명을 주고 부를 얻게 하는 악마와의 계약과도 같아서 정작 소위 성공을 하게 되더라도 사회정서적으로는 더욱 영원히 만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나도 헝그리 정신 덕분에 어려운 지역 출신치고는 아까 말한 저 아름다운 음악선생님의 동료가 되었으니 대단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음악선생님과 직종만 같을 뿐, 나는 아무래도 사회정서적으로는 여전히 훨씬 부족한 선생님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특히, 이런 점에도 나도 제발 애들에게 공부하라고 이야기할 때, 공부하는 이유를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것으로 송강호처럼 이야기하는 것 좀 줄여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송강호는 차라리 재밌기라도 하지. 이번 원고를 시작할 때 제목을 '헝그리 정신과 작별하며'라고 호기롭게 짓긴 지었지만, 사실 정확히는 '헝그리 정신과 작별을 염원하며'라고 지었어야 더욱 맞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ps.
결국 질질 끌다가 원고 마감을 1분 넘겼다.
사회정서역량이 뛰어나신 분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으신 분들은 이렇게 늦을 일도 없으신가요? 아니면 반대로 많으신가요?
그냥 개인 차이인가요?
누가 댓글 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적어도 사과는 올리는 것이 맞을 듯싶다.
"약속한 연재 기한을 넘겨서 죄송합니다."
최순돌 삼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