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2025년 8월 1일
매년 8월 전후의 여름이면 아직도 무엇인가 마음에 뻐렁치는 것이 있다. 이제 락페를 꼭꼭 챙겨 다니는 때는 한참 지났지만, 나의 사회정서교육 역량을 키워준 것 중에 하나인 '락'의 기운은 언제나 이맘때쯤이면 조용히 지난날을 떠올리게 만든다.
무슨 락페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우리는 여름이면 둥글게 모여서는 서로 아낌없이 로큰롤을 외쳤다. 하늘에 대해 주먹질을 하고, 또 잘 알지도 못하는 노래일지라도 큰 소리로 따라 부르며 사랑, 평화와 자유,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마음껏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나중 문제였다. 락페에 모인 우리는 남녀노소를 초월하여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서로 좋아하는 음악에 맞추어 이름 그대로 구르기(rock) 바빴다. 나에게 락페는 처음으로 나란 존재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이런 추억을 평생 안고 사는 사람으로서, 이제는 내가 내게 있어 락페와 같은 계기를 누군가에게 만들어 주고 싶어졌다. 나는 노래도 못하고, 연주도 못하고, 엔지니어링도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반드시 페스티벌을 이어나가고 싶어졌다. 예전에 학교 옥상에서 학생들이 올라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지금은 큰일이 생길까 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마음 같아서는 목마라도 태우고 소리라도 지르게 해주고 싶어졌다. 사실 내가 꿈꾸는 사회정서학습은 락페의 슬램(서로 몸을 부딪치며 즐기는 행동)과 다름 아닐 정도로 원초적인 것이기도 하다.
김윤경 선생님의 책은 사회정서페스티벌을 꾸리기 위한 1단계의 힌트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사회정서적 역량을 발달시키고자 하는 교사들이 공통의 언어를 가지고 사회정서학습을 조직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사회정서학습이 개별 학급이나 집단 단위로 실행될 수도 있지만,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교 전체에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에 함께 하게 된 사회정서교육 교사 연구팀은 내가 꿈꾸던 사회정서페스티벌의 조직위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래서 사회정서교육을 위한 연구도 개발도 좋지만, 우리가 공통의 언어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번에는 모임 이후 집에 가면서, 서로 사회정서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나누기도 했는데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우리 사회정서페스티벌 조직위가 일단 각자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그걸 차차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 이걸 읽어주시는 분께도 언젠가 함께 페스티벌에서 만나자고 미리 초대를 하고 싶다.
이 브런치 원고를 작성하면서 mbc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요즘 한창 잘 나가는 밴드인 '새소년'의 보컬 황소윤 님이 나와서 '잠깐만'하며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가끔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이타적입니다.
나보다 남을 살피는 게 우선이고, 남의 눈치를 보며 그들에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때, 타인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늘 나 자신이 누군지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마치 황소윤 님께 사회정서페스티벌의 기획을 응원받는 기분.
별 거 아니어서 별 거인 사회정서페스티벌을 그려본다. 누구는 일 분 동안 자기 이야기를 하고, 누구는 옆에서 그간 글을 쓴 것을 전해주고 있고, 누구는 노래를 하고, 누구는 춤을 추고,, 누구는 또 무엇을 하고, 그런데 그것에 사회정서를 위한 공통의 언어가 있고.
내가 사는 동안 이런 페스티벌을 열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아니, 이미 이 브런치를 통해서나마 페스티벌은 시작되었다!